남인수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가 올해 제2회 남인수가요제를 진행키로 해 장소 선정을 둔 논란 재현이 우려되고 있다.

제2회 남인수가요제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이 경남문화예술회관 건너편 부지에 걸려 있다. 독자 제공

사업회는 최근 시내에 내건 현수막을 통해 오는 26일 오후 1시 문산읍에 설치된 특설무대(사유지)에서 남인수가요제 예심을 치른다고 밝혔다.

창원에서도 6월 15일 예심이 진행된다.

9월 22일에는 준결승, 11월 2일에는 본선이 예정돼 있다. 창원 예심과 준결승, 본선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업회는 지난해부터 가수 남인수의 팬으로서, 그의 노래를 기억하고자 행사를 연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민족문제연구소 등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남인수의 친일 행적을 거론하며 적어도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시설에서 가요제가 열리면 안 된다며 반발했다.

논란 끝에 지난해 열린 제1회 남인수가요제는 문산읍의 한 사유지에서 치러졌다.

올해 예심은 사유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준결승, 본선 장소가 어디인가에 있다.

사업회는 올해 준결승과 본선 장소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민족문제연구소는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에서 행사가 치러지면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남인수 가요제는 1996년부터 진주에서 열렸으나 친일 논란이 불거지자 폐지됐다.

남인수는 진주 출신으로 ‘인생극장’ ‘애수의 소야곡’ ‘이별의 부산 정거장’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가요 황제’로 불렸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혈서 지원’ ‘강남의 나팔수’ 등 군국가요를 불러 민족문제연구소는 2009년 친일인명사전에 그를 친일 가수로 올렸다.

남인수가요제 추진위 측은 “가수 남인수의 친일 논란을 확인하기 위해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을 비롯해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 운영됐던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원회가 2009년 10월 국회에 보고한 자료 등을 낱낱이 찾아서 확인·대조·정리한 결과 남인수 가수의 친일 행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친일 논란에 휘둘리거나, 그리고 친일 인사로 분류하는 것도 역사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진주가 낳은 가왕 남인수를 진주의 자랑으로 삼고 기억하기 위해 남인수 가요제를 개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