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보다 낮은 2.1%로 제시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대로 ‘보편관세’(10~20%)를 실제 부과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최대 14%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연합뉴스

산업연구원은 25일 발간한 ‘2024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보다 2.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 8월 내놓은 전망치(2.1%)와 같은 수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2.0%)과 국제통화기금(IMF·2.0%)보다는 0.1%포인트 높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5월에 내놓은 전망치(2.5%)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연구원은 “내년 국내 경제는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겠으나 수출이 증가 흐름을 유지하고 소비와 설비투자가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실제 내년 국내 전체 수출액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올해보다 2.2% 증가한 7002억 달러로 전망됐다. 이 예측이 현실화하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13대 주력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이하 금액 기준)은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IT 기기 수요 증가와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등에 힘입어 8.5% 증가할 전망이다.

정보통신기기(8.4%) 철강(5.0%) 바이오헬스(4.9%) 조선(4.1%) 디스플레이(2.5%) 등도 증가세가 예상된다.

반면 정유(-7.5%) 이차전지(-6.7%) 자동차(-2.7%) 섬유(-1.9%) 등은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보편적 관세(10~20%)가 실제로 부과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이 8.4~14.0%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감소액 기준으로는 약 55억~93억 달러다. 이 여파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도 약 0.1~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내년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은 2.1%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0.7%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서는 것이다.

국내 민간소비는 올해(1.3%)보다 높은 1.9%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금리 인하와 물가 안정 등 소비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아울러 연구원은 내년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을 각각 ‘배럴당 74달러’, ‘1345원 내외’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