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14일 “지금 이 순간 무엇보다 중요한 사명은 국정의 혼란을 조속히 안정화시켜 국민들께 소중한 일상을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오늘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됐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같이 불행한 상황이 초래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국무위원들에게 이 같이 당부하며 공직사회를 향해서도 “나라가 어려울수록 공직사회가 중심을 잡고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굳건한 안보태세를 확립하고,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굳건한 원칙 속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미 간 연합방위태세 확립, 북한 도발에 대한 감시·경계 태세 강화 등을 군에 당부했다. 이와 함께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전 내각은 한미, 한·미·일, 그리고우리의 우방과의 신뢰를 공고히 하며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전력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금융·외환시장 등이 안정화되고 있고 주요 국제신용평가사들의 우리나라 신용등급에 대한 안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최상목 경제 부총리 중심으로 경제 상황 관리도 당부했다. 트럼프 신정부 출범 대비 대책 점검 및 이행도 주문했다. 소비 심리 위축, 내수 침체 장기화 등 우려 해소를 위해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 등 기존 정책의 차질없는 추진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국내 치안 등에 대한 우려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지 않도록 문체부, 외교부 등의 관련 정책 추진도 주문했다. 치안 질서 확립 및 안전 교육 의료 등 각 분야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돼야 한다는 언급도 했다.

한 권한대행은 “저는 지금의 어려움도 위대한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 의식과 정부와 여야 정치권의 하나 된 노력으로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정부는 오직 국민과 국익만 생각하며 위기 극복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권한대행도 이번 계엄선포 정국과 관련해 야당이 탄핵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중요한 건 누구를 탄핵하느냐가 아니다”라며 “이 어지러움을 빨리 해결하는 쪽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거나 지금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일차적인 책무를 가지고 있다”며 “(탄핵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도 “아무래도 한 총리가 내란, 계엄 선포와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관여됐을 개연성은 상당히 많이 있다”며 “때문에 이러한 의문들을 해소하고 (국정 운영에 있어) 역량을 보여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 총리 탄핵을 당장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