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민연금의 투자 회사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정부 때에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활용해 투자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높였지만 최근에는 개입을 자제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 의결 행사 반대 안건 비중. CEO스코어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기업의 주주총회 일자, 의안, 결의 내역, 행사 내용 등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국민연금은 2023년보다 37건 감소한 523개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 비중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11.2%(503건), 2021년 11.4%(484건), 2022년 15.3%(665건), 2023년 13.8%(560건), 2024년 13.0%(523건)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도입 이후 2022년까지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 비중이 증가했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시 감소했다는 게 CEO스코어 분석이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100% 찬성 의결한 기업도 267곳(44.0%)으로 전년 대비 30곳(4.6%포인트 상승) 증가했다.

국민연금의 500대 기업에 대한 반대 의결 비중은 2023년 14.2%(225건)에서 지난해 12.7%(202건)로 전년 대비 1.5%p(23건 감소) 줄었다.

국민연금 반대 의결 부결률은 지난해 4.0%(21건)에 그쳤다. 전년 대비 1.0%포인트(4건 증가) 늘었지만 반대표를 던진 것에 비해 낮은 부결률을 보였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반대표를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은 한미사이언스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17건의 안건 중 7건(41.2%)에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6.04%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국민연금은 주주제안 안건인 임종윤 임종훈 권규찬 배보경 사봉관 이사 건에 대해 반대했지만 해당 안건은 주총에서 가결됐다.

한미약품의 경우, 지난해 주총에서 8건의 안건 중 6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 한미약품이 임시주총에서 임종윤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에 대해 이사회 참석률이 직전 임기 동안 12.5%(이사회 8회 중 1회 참석)에 그쳤다고 반대했다.

국민연금이 임원보수와 관련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내역은 지난해 240건(26.2%)으로 전년 대비 11건(2.4%포인트 감소) 줄었다. 임원선임 관련 안건도 2023년 10.3%(211건)에서 지난해 9.3%(188건)으로 1.0%포인트(23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