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확산한 초대형 산불 영향으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로 꼽히는 안동 봉정사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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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이 안동까지 확산한 25일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봉정사를 방문해 목조관음보살좌상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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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당국은 25일 3500ℓ 상당의 진화용수를 실은 차량(유니목) 9대와 인력 50여 명을 서후면 태정리에 위치한 봉정사에 투입했다.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 하회마을 인근까지 접근하자 강풍을 타고 불씨가 날아들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다.
진화 대원들은 사찰 주변에 지연재가 섞인 용수를 1시간 넘게 부리며 화재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산림청 관계자는 “차량 6대 분량의 용수를 모두 살포하고 나머지 3대는 혹시 모를 불길 확산에 대비해 대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보 15호인 극락전, 대웅전 벽화 등이 있는 봉정사 내부에서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비상이 걸렸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가 화재로 전소했다는 소식도 긴장감을 더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이날 봉정사를 방문해 수장고 등 관련 시설을 둘러보며 국가 지정 유산의 이송 방안을 논의했다. 국가유산청은 5t 규모의 무진동 차량 2대와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목조관임보살좌상, 괘불, 후불탱화 등을 국립 대구박물관으로 옮길 계획이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웅전 벽화나 일부 보물은 봉정사 유물전시관인 성보관에 보관한다.
최 청장은 “차량에 모든 유물을 실을 수 없어 국가 보물로 지정된 유산 위주로 옮길 예정”이라며 “성보관이 콘크리트 구조물이어서 약 12시간 정도 화염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