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는 18일 열린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여야는 20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반면, 국민의힘은 사법부의 예규 제정 방침을 들어 법안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조국혁신당은 법안 통과에 힘을 싣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과 서면 논평을 통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신속한 내란 사건 처리를 위한 것”이라며 “대법원이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입법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이는 사법부 스스로가 자초한 불신이며, 결코 변명으로 덮을 수 없다”며 “조희대 사법부는 사과도, 반성도 없이 이제 와서 ‘국가적 중요 사건 전담재판부’ 설치 예규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역시 더 이상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대할 명분이 없다”며 “내란 재판이 지연될수록 누가 가장 큰 이익을 보는지에 대해 국민은 이미 알고 있다. 최대 수혜자는 내란 수괴 윤석열과 내란당 국민의힘 아닌가”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역시 민주당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박병언 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법원 입법이 다가오자 뒤늦게 예규를 들고나온 것은 사법개혁을 막기 위한 시도”라고 지적하며, 입법을 통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불가역적으로 확정 짓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법원의 예규 제정 방침을 헌법적 권한에 기초한 합리적 결정으로 평가하며 야당의 입법 중단을 요구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사법부 스스로 전담재판부 설치라는 대안을 내놓은 이상,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할 명분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3일 본회의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상정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응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했으나,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등 야권과 공조해 토론을 강제 종결시킨 뒤 24일경 법안을 최종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의원총회를 통해 위헌 소지 제거를 골자로 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틀 뒤 ‘국가적 중요 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