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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장이모우 감독(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
- 이란 ‘빵과 책’·韓 ‘긴긴밤’ 호평
- 中 ‘처음 만난 외로움’도 주목
- 日 4편으로 최다…한국은 3편
- 심사위원은 장이머우 등 7인
- 15일 폐막작으로 대상작 공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직행할 티켓을 거머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개막작에 비해 관심을 덜 받는 게 영화제 폐막작의 운명이다. 그러나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폐막작이 오스카 후보 자격을 얻는 첫해여서다. 올해 폐막작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경쟁부문 최고상인 ‘부산어워드 대상 수상작’으로 정해진다. BIFF는 올해 국제영화제작자연맹 ‘A-리스트 영화제’로 공식 선정되면서 부산어워드 대상 수상작이 미국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에 출품할 수 있는 자격도 새롭게 인정받았다.
자연스럽게 오스카로 직행할 티켓의 향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올해 BIFF 경쟁 부문에는 거장의 작품부터 첫 장편을 내놓은 신예의 작품까지 다양한 영화가 모였다. 가장 많은 경쟁작을 배출한 나라는 일본이다. 오키타 슈이치 감독의 ‘사토코는 언제나’, 히로세 나나코 감독의 ‘비트윈 투 러버스’, 가토 타쿠야 감독의 ‘일요일 다음날’, 다나카 미키 감독의 ‘실버 익스프레스’까지 총 4편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임하연 감독의 ‘그날의 태주’, 염규복 감독의 애니메이션 ‘긴긴밤’, 김정훈 감독의 ‘면도’ 등 세 편이 경쟁작에 초청됐다. 인도네시아는 두 편이다. 에디 차효노의 ‘마이 마더’와 요셉 앙기 노엔 감독의 ‘바다에 새겨진 이름’이 그 주인공으로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인도네시아 영화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 밖에 이란 감독 마지드 마지디의 ‘빵과 책’. 중국 감독 구유의 ‘처음 만난 외로움’, 대만 감독 리윈찬의 ‘평범하기 위하여’, 우즈베키스탄 보티르 압두라흐마노프 감독의 ‘힐롤’이 경쟁 부문에서 관객을 만났다.
부쩍 높아진 관심을 입증하듯 이 가운데 BIFF에서 첫 공개되는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만 12편이다. 13편 중 4편은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점에서는 새로운 영화를 발굴하려는 영화제의 의지가 감지된다. 다만 지난해 여섯 편이 여성 감독 작품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네 편으로 줄었다.
신인 감독의 작품이 경쟁부문에 대거 이름을 올리면서 ‘뉴 커런츠상’의 향방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뉴 커런츠상은 경쟁부문과 비전부문에 초청된 신인 감독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상이다.
수상의 키는 경쟁부문 심사위원들이 쥐고 있지만, 평단과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은 크게 네 작품으로 추려지는 분위기다.
먼저 이란 거장 감독 마지드 마지디가 내놓은 ‘빵과 책’에 대한 평가가 좋다. 영화는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를 지키려는 교사를 앞세워 공공의 책임이 개인의 의지에 맡겨진 현실을 들여다본다. 마지드 마지디는 이란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천국의 아이들’(1997)을 연출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중국 감독 구유의 ‘처음 만난 외로움’도 입소문을 타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모녀 삼대가 각자의 강에 저마다의 달을 품고 상실감을 견디며 치유해 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푸춘산의 삶’(2019), ‘초목인간’(2023)에 이은 산수 영화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촬영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여러 작품을 촬영한 다키모토 마키야 촬영감독이 이번 작품의 카메라를 들었는데, 일본 촬영 감독의 시선에서 바라본 중국 풍경이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리윈찬 감독의 ‘평범하기 위하여’는 대만 영화의 흐름과 경향을 목도하게 하는 수작이다. 영화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위지에(웨버 양)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벌어지는 희극과 비극을 통해 보상과 죄책감, 생계와 돌봄의 문제를 돌아본다. 한국 작품 중에는 염규복 감독의 애니메이션 ‘긴긴밤’이 호평받았다. 경쟁부문 유일한 애니메이션인 ‘긴긴밤’은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동화를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작품.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을 다룬다.
경쟁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쟁 심사위원 7인에 대한 주목도도 따라서 높아졌다. 심사위원 개인의 성향과 취향이 심사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가운데, 한국 정주리 감독과 배우 최희서, 중국 비간 감독, 카자흐스탄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일본 이시카와 케이 감독, 베트남 프로듀서 쩐 티 빅 응옥 등 7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부산어워드 대상작은 15일 폐막식에서 공개된다.
정시우 객원기자 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