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대책위원회 김옥주(가운데 핸드마이크 든 이) 위원장과 피해자들이 지난 18일 국회 앞에서 경찰과 대치한 채 농성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부산저축은행 그룹의 핵심 로비스트 박태규 씨가 자진 귀국함에 따라 정치권은 그의 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의 진술에 따라 내년 총선에서 만만찮은 후폭풍이 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야는 "검찰이 공정한 수사를 위한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는데 입장을 같이 했다.
박태규 체포를 처음 제기했던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9일 오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 씨가 삼성꿈 재단과 포스텍이 1000억 원의 돈을 부산저축은행에 어떻게 투자하게 됐는지 진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박 씨가 정치권 인사들과 관계를 검찰에서 밝히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면서도 "검찰이 과연 제대로 수사를 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검찰 의지가 중요한 이유다. 검찰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박 씨의 자진 귀국과 관련, 그는 "제가 수개월 전 그를 공격할 때 저와 잘 아는 분에게 박 씨가 전화를 걸어 '귀국하겠지만, 현재는 병원에 있다'고 했다"면서 검찰과의 사전 조율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 위원으로 일했던 한나라당 이진복 의원은 "도피를 하면서 입을 맞췄을 가능성이 있어 큰 기대를 하기 어렵지 않겠나 생각한다"면서도 "이에 대해 검찰이 철저하게 준비해서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가 로비의 대상을 선별적으로 검찰에 진술할 때 정치적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인사들도 있다. 서울대 조국 교수는 "정·관계에서 박 씨를 모르면 '왕따' 취급당할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던 사람인데 검찰에서 로비 대상자를 선별적으로 불 것 같다"는 글을 트위터에 띄웠다.
저축은행 국조특위에서 활동한 한 민주당 의원도 "국조가 다 끝난 뒤에 박 씨를 잡았다고 하니 중간에 협상을 하지 않았나 의심이 든다"면서도 "검찰이 어느 정도까지 수사하는 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 역시 "박 씨가 마당발이어서 불똥이 어디로 튈 지 모르겠다. 여당이냐 야당이냐는 박씨가 진술을 어디서부터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