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열릴 중앙위 영향 받을 듯

통합진보당의 최대 기반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당의 4·11총선 비례대표 경선부정에 대해 '메스'를 꺼내 들었다. 

민주노총은 11일 오후 서울 정동 소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김영훈 위원장 등 중앙 간부, 지역본부장, 산하 연맹 위원장 등 52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경선에 따른 입장과 당 쇄신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부정선거 사태는 진보정치를 꽃피우기 위한 동지들과 조합원들의 마음에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면서 "노동자 정치 세력화를 위해 뛰어온 만큼 부끄럽지 않은 결정을 하겠다. 당을 제3당으로 올려준 국민들, 조합원에 대한 무한책임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행위원들은 '비례대표 후보자 총사퇴'와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철회하는 등을 놓고 밤늦게까지 토론했다. 이는 당권을 쥔 경기동부연합이 노동계를 철저히 배제한 데 따른 소외감이 노총 전반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진성당원 7만5000여 명 중 민주노총 조합원은 3만5000명 가량이다.

당내 최대주주인 민주노총이 고강도 압박에 나섬에 따라 12일 열릴 당 중앙위원회(최고의결기구)는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당은 이날 오후 중앙위원회의를 열어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경쟁부문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를 논의한다. 민주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를 다음 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통합진보당 중앙위 일정을 감안해 1주일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은 지난 3일 산별대표자 회의를 열어 통합진보당에 '재창당에 준하는 고강도 쇄신'을 촉구했으나 당내 경기동부연합이 쇄신안에 반대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