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강기갑 전 대표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 취재진의 추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양측, 중재안에 부정적 반응

쇄신이냐 파국이냐. 통합진보당의 운명을 가를 12일 중앙위원회 개최와 관련해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당권파 vs 비당권파 여론전

당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지역별 대표자 모임·953명)에서 비당권파가 제안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지 못하고 당 대표단이 물러나면 당은 뇌사상태에 빠진다.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중앙위를 하루 앞둔 11일 치열한 여론전을 펼쳤다.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 측 핵심인 이석기 당선자는 이날 한 방송에서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100% 완벽한 선거는 없다"면서 부정경선이 아니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비당권파는 이날 당권파가 추진 중인 당원 총투표의 허를 찔렀다. 노회찬 대변인은 MBC 라디오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도 50%를 간신히 넘기는데, 어느 한쪽이 투표 자체를 무효화할 생각을 하면 50%에 미달하는 것은 매우 쉽다"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투표율이 50%에 미달하면 당권파가 인정을 받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강기갑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비례대표 경선 참여자 전원의 사퇴를 당원 총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절반씩을 섞어 결론 내리자"는 중재안을 내놨다. 하지만 양측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울산·경남, 경기동부 지원하나

부산 경남 울산의 중앙위원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세력균형이 이뤄진 상태에서 부울경의 입장이 중요해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 또는 경남에서 중앙위 현장 발의로 당원 총투표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울산, 경남의 중앙위원들이 총투표를 발의하고 경기동부가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찬성하면 안건 통과도 가능하다.

울산연합 측의 한 인사도 "당원 총투표만이 유일한 타협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족해방계열(NL)의 한 간부는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전패한 울산과 경남이 당 쇄신을 좌초시키면 그 책임을 뒤집어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