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공평동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의 선거캠프 후보실에서 한 관계자가 안 전 후보의 짐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 文캠프 참여 가능성 희박
- 투표 독려운동 나설 수도

야권 단일 후보가 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안철수 전 후보가 어느 정도의 강도로 지원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 전 후보의 지원 강도가 그의 지지층 가운데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을 제외하고 유동성이 있는 중도·무당파층의 향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캠프에 공식 직함을 갖고 직접 참여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 보인다. 안 전 후보가 지난 23일 밤 사퇴 기자회견에서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안 전 후보가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발생한 문 후보에 대한 감정적 앙금을 아직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 전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의 선거를 깊숙하게 지원할 경우 '차후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안 전 후보가 정치를 재개할 경우 다시 '새정치'를 기치로 내걸면서 구태정치 타파를 주장해야 하는데, 자신이 직접 '구태 정당'으로 지목한 민주당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모양새가 맞지 않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다만 안 전 후보가 새로운 정치를 시도하고 그 출발선은 투표 참여를 통한 대의정치의 정상화로 생각하는 만큼 유권자 및 지지자와 함께 투표 독려운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안 전 후보는 지방에서 생각을 가다듬은 뒤 문 후보 지원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25일 "안 전 후보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지방에 내려갔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예상할 수 없으며,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논의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해산 작업에 돌입한 안 전 후보 캠프는 팀장급 회의를 열어 문 후보 지원 방안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문 후보 측에서는 지난 24일 공동선대위원장단 회의를 열어 총사퇴를 결의, 안 전 후보 측 진심캠프와의 대통합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놓고 안 전 후보 측의 화답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