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4일 개최한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후보들은 수시로 인신공격성 발언을 해 사회자로부터 "주제 범주를 벗어나지 않도록 토론해 달라"는 지적을 수차례 받았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작심한 듯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공격해 "통쾌하다"는 반응과 "후보들의 정책을 제대로 검증할 수 없었다"는 찬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제한된 시간과 형식(재질문 재반론 금지)에 얽매인 탓에 후보들의 정책 차별화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도 많았다.

○…대선의 중대 승부처인 첫 TV 토론에 임하는 세 후보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밝은 회색 모직 정장을 입은 박 후보는 토론 1시간여 전인 오후 6시52분께 토론장에 도착했다. 김재철 사장 퇴진 구호를 외치는 MBC노조 조합원들 때문에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입장해야 했다. 짙은 회색 정장을 갖춰 입은 문 후보는 오후 7시21분께 도착해 기자들의 긴장되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하하" 하고 웃으며 들어섰다. 이 후보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가장 먼저인 오후 6시30분께 도착해 "그동안 많이 답답하고 힘들었을텐데 그 마음을 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토론을 생중계했던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서 이 후보가 토론 중반부터 1위를 차지하더니 토론회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내주지 않는 기염을 토했다. 이와 함께 상위 10위권 내에는 토론회 관련 용어들 가운데 5개가 올라 있었다. 이 외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식 이름인 다카키 마사오가 2위, 대선 토론이 4위, 이정희 후보가 대한민국을 말하면서 발언한 '남쪽 정부'가 6위에 올랐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개명한 일본식 이름인 '오카모토 미노루'도 순위에 올랐다.

○…이날 토론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 앞에서는 지지자들이 추위와 맞서 싸우며 밤늦게까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응원전을 펼쳤다. 박 후보 지지자들은 '근혜 누나 결혼했다. 누구랑?' '대한민국이랑~~♥'이라는 피켓을 들고 응원에 나섰다. 문 후보 측은 '꼭 대통령이 되어 주세요. 기호2번 문재인' '문재인 당신뿐입니다'라는 피켓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TV 토론을 마친 후 스튜디오를 떠나면서 각각 짧은 소감을 밝혔다. 박 후보는 '토론이 어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면서 "보신 분이 얘기하는데 잘"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삼갔다. 박 후보는 거듭된 토론 평가를 묻는 질문에 "평가는 국민이 하시는 거니까"라고만 답했다.

문 후보는 "(제대로 된) 토론이 잘 안됐네요. 우선 토론이 더 많아야죠"라면서 "우리가 TV 토론을 하자고 하고 방송사도 하겠다고 하는데 박 후보와 새누리당에서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답답했던 분들이 많으니까 그분들의 말씀을 (제가) 터놓고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