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27일 오후 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 씨의 빈소를 방문,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제공

- 文, 대선 후 부산서 첫 행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과 '나는 꼼수다'의 멤버 정봉주 전 의원이 27일 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34) 씨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을 찾았다. 이날 오후 8시께 도착한 문 의원은 방명록에 "님의 아픔이 우리 모두의 아픔이 됐습니다.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는 말을 남겼다. 대선 패배 이후 첫 행보이다. 문 의원은 이 자리에서 "같이 힘을 내고 절망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벌써 다섯 분이나 돌아가신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 이 문제 만큼은 싸우겠다. 민주당에서 비상대책위가 구성되면 당 차원에서 도울 방안을 최대한 강구해 도왔으면 좋겠다. 박근혜 당선인도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지난 25일 홍성교도소에서 출소한 정봉주(사진) 전 의원도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그는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18대 대선 패배 원인으로 보수·중도층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 비주류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책임론'에 대해 "반성이 누구를 쳐내기 위한 수단이어서는 안 된다. 결과까지 긍정적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패배'에 대한 생각이 여론의 평가와는 달랐다. "축구로 보면 주심·선심·부심까지 다 (새누리당에) 넘어간 상태로 싸웠다. 대선에서 이기려 한 이유가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 한 것인 만큼 그런 역할은 충분히 했다. 패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가기관과 중립을 지켜야 할 언론이 여당 편을 든 상태에서 민주당이 의미 있는 득표를 했다는 뜻이다. 그는 "선거에서 지면 국민의 삶도 포기해야 하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50대의 결집이 패인이라는 지적에는 "그분들은 1987년 6월항쟁을 주도한 넥타이 부대였다.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던 분들이다. 오히려 우리(민주당이)가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함께 갑시다'며 손을 내미는데 미진하자 섭섭함을 느낀 것"이라고 했다. 또 "50대 이상에서 '젊은 사람들, 진보라는 사람들끼리 잘해보라'라는 반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나무로 치면 뿌리에 해당하는 5070세대를 무시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진보 진영에서 우리끼리 대화하는 것을 중단하고 중도·보수의 언어까지 구사해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선거 로고송으로 50, 60대가 즐겨 불렀던 군가를 활용하고 민주당의 상징색도 군복(일명 개구리복)으로 바꿔 '우리도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사람'이라는 점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나꼼수의 역할은 대안방송을 만들려는 언론인에게 맡기고, 저는 바닥에서 소통하는 공감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