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권연대, 재정분권 등 촉구
허남식 부산시장은 9일 오전 광역단체장으로는 처음으로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러나 부산의 요구를 전달하고 토론할 인수위 내부 창구는 없었다. 허 시장이 인수위원들과 안면을 트는 간단한 인사만 하고 발길을 돌린 이유다. 부산시 고위 인사는 "인수위에서 정부조직 개편과 복지·안보·경제 민주화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지만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에 대한 담론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인수위에서 지방분권 정책이 '깜깜이'로 수립돼 졸속 추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균형발전 로드맵을 전담할 컨트롤타워나 전문가도 보이지 않는다. 인수위의 어느 분과에서 어떤 지역 정책을 다루는지조차 소통이 안돼 내부 혼동을 겪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인수위가 '대한민국 새판짜기'라는 큰 틀 대신 '배고픈 비수도권 달래기' 차원의 정책을 내놓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지방분권전국연대는 이날 부산을 비롯한 전국 6대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박재율 공동대표는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 시절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패러다임을 지방이 주도하는 형식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인수위 구성을 보면 비수도권 발전과 분권을 책임질 전문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수위의 국정조정기획·경제1·2분과와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제각각 '나홀로 지역 정책'을 만들어내면 오히려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수위에 전담부서를 신설해야 한다는 의미다. 분권연대는 이날 ▷지방정부의 재정분권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 ▷지역인재 취업 할당제를 포함한 11개 정책의제를 인수위가 주요 국정과제로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분권연대는 또 10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전국 운영위를 열어 박 당선인과의 면담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당선인이 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하는 TV 토론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국회의원인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이날 취득세 감면을 1년 연장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방세의 근간인 취득세 감면을 연장하기 전에 지방정부와 상의하는 절차가 생략됐기 때문이다. 취득세 감면분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교부세를 통해 보전해주지만 자치단체의 중앙정부에 대한 예속은 더욱 강화되는 결과를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