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엔 상견례 형식 전체회의
- 오후 수석대표 릴레이식 회담
- 의제·일정·이동 경로 등 논의

오는 12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남북 장관급 회담에 앞서 9일 열린 남북 당국 간 실무접촉은 의제 설정에는 큰 이견이 없었으나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사업의 정상화에 대한 합의문 표현을 놓고 밤늦게까지 진통을 거듭했다.

이날 판문점 평화의 집(남측 구역)에서 열린 당국 간 실무접촉에서 양측은 별다른 논쟁 없이 오전 회의를 마쳤다. 이날 오전회의는 상견례 성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실무접촉은 이날 오후 3차례에 걸쳐 천해성(남측)-김성혜(북측) 수석대표가 릴레이 식으로 만나 이견을 좁혀갔다.

이날 오전 회의에서 12일 장관급 회담을 서울에서 개최한다는 부분은 합의했다. 그러나 오후 회의에서 우리 측은 조선노동당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장관급 회담에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북측은 김 부장은 당 기관 소속이어서 정부 간 회담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수석대표 회의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한 시간가량 열렸다. 이후 합의문 작성을 위해 실무회의가 더 진행됐지만 두 시간 이상 걸렸다. 회의에서 북측은 오전의 입장을 되풀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수석대표 회의는 이날 오후 5시에 열어 안건 조율을 시도했지만 20분 만에 종료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양측 수석대표가 의제에 관해 한 걸음씩 물러나 이견을 좁혀 갔다"고 말했다. 천-김 양측 수석대표는 20분간의 휴식을 가진 뒤 이날 오후 5시50분 3차 수석대표회의를 재개했고 25분 만에 회의를 마쳤다.

3차 수석대표회의 직후에 양측은 합의문 문안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로 의제 설정과 관련된 표현 문제, 12일 장관급 회담에 참석할 대표단 체류일정이 주로 논의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 대표단의 체류일정은 하루 이상"이라고 말했다. 즉 북측 대표단에 '하룻밤 자고 가라'는 말이다. 북측 대표단이 12일 서울에 온다면 비행기편으로 올지 또는 판문점을 이용해서 올 것인지, 경의선도로 또는 철도를 이용할지 등 실무적인 문제가 의제에 올려졌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측 수석대표인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은 다른 북측 대표단과 함께 이날 오전 9시43분께 판문점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록색 투피스 정장 차림에 흰색 가방을 든 김 부장은 자신들을 마중 나온 우리 측 구본석 판문점 연락관과 악수를 한 뒤 군사분계선을 건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