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부가 북측에 당국 간 실무회담을 제의한 4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입주기업 대표들이 통일부의 긴급 브리핑을 지켜보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 회담 무산 땐 대화 기약없어
- 남북 모두에게 부담감 작용
- 가동 중단 재발방지에 초점
- 대화통해 원만 합의 도출 땐
- 이산 상봉 · 금강산 관광 등
- 관계개선 대화로 이어질 듯
남북이 4일 개성공단 관련 당국 간 실무회담을 6일 판문점에서 개최키로 우여곡절 끝에 합의했다. 이번에도 회담이 무산될 경우 상당기간 대화 재개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양측 모두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합의는 전날 "개성공단 기업인과 관리위원회 인원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북측의 제안을 "남북문제는 우선적으로 당국 간에 풀어야 한다"는 '대북원칙'을 앞세워 사실상 거부한 정부가 당국 간 실무회담을 역제안하면서 힘겹게 성사, 개성공단 돌파구 마련 여부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북측은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이어, 스스로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개성공단 재가동 기회가 없어진다는 점이 명백해지면서 유연성을 발휘해 남측의 실무회담 제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개성공단 정상화가 최대 의제
정부는 이날 북측에 당국 간 실무회담을 제의하면서 의제에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명시했다. 단순히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것이 아니라 공단 폐쇄를 감행한 북측으로부터 재발 방지 등의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북측도 이 의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전날인 3일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북측의 문건을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받고서도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않은 채 문건을 개성공단기업인협회 측에 전달만 했다. 남북 당국 간 합의 없이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북측을 압박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정부는 당국 간 대화를 통해 가장 현실적이고 실효적으로 풀어갈 수 있다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했다"면서 "그러한 일관된 입장하에서 이번에 북측에 대해 실무회담을 6일 갖자고 제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이날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16기상임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단순히 북한을 야단치거나 버르장머리를 고치려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남북 모두에게 공동의 이익이 될 수 있는 길로 간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실무회담에서 정부는 우선 개성공단 장비 점검 및 완제품 처리와 함께, 제도적 차원의 재발방지책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성과가 있을 경우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등 남북관계 개선 등이 순차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회담장소 놓고 진통
정부의 실무회담 제의를 받은 북측은 이날 내내 수용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측은 이날 오후 우리 측의 제안에 대해 사실상 수용의사를 밝히면서도 다만 회담 장소를 개성공단으로 수정 제의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북측의 수정 제의에 대해 '회담 장소로 개성공단은 원칙적으로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판문점 또는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로 하자고 재수정 제의, 장소를 놓고 저녁 늦게까지 진통이 계속됐다.
결국 북측은 정부가 최초 제안한 '판문점 북측 통일각' 또는 '우리 측 평화의 집' 가운데 통일각을 수용하면서 6일 실무회담이 최종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