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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 장관 인터뷰 전문

"박 대통령 상황에 따라 용단 내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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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인터뷰 사진./이용우기자

"남북관계는 쉬운 것부터 풀어가야 하고 대화를 해가면서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실무회담 등으로 남북에 대화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지난 9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북관계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들어봤다.

 남북관계 전문가인 정 전 장관은 이날 전북 익산시 소재 원광대 총장 집무실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비판하면서도 "박 대통령이 상황에 따라서는 남북관계에 용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학자 출신인 류길재 통일부 장관에 대해서는 "키신저처럼 학자적 소신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성공단 실무회담 전망은.

 ▶이 쪽에서 회담 수석대표에게 달성해야 할 목표를 얼마나 주느냐에 달렸다. 대통령이 개성공단 운영의 국제규범을 직접 이야기 했으니까 그 범위 안에서 회담을 하고 오라고 했을 것이다. (기업인들이) 10일 설비점검을 하고 이후 또 가는 식으로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다음 협상에서 조율할 것이다. 서너 번 회담을 여는 식으로…. 이틀 만에 회담을 끝내라고 하지 말고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으로 넘어가는 식이 돼야 한다.

 대북정책을 이론적으로 보면 쉬운 것부터 협력을 하고 이를 통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단계별 점진적 접근을 하는 것은 박정희 대통령 이래 남한 정부의 틀이다. 그거는 이론적으로 설명하면 통합이론 중에서 쉬운 것부터, 비정치적 비군사적인 사회교류 협력에서 상호 관계가 깊어지면 정치적 군사적 신뢰구축도 가능하다는 기능주의 이론에 입각한 것이다. 1970년대부터 한국 정부가 보였던 입장이다.

 가끔 가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심하게 나왔지만 소위 틀부터 짜놓고 거기에 입각해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제도적 접근을 하고 싶어하는 경향들이 나타난다. 그렇게 되면 관이 먼저 앞서야 되는데 정부와 당국이 판을 짜놓고 민간이 그 룰을 따라야 하는 '선관후민'적인 접근이다. 선관후민을 이명박정부가 해봤지만 당국 간에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었고 민간차원에서도 아무 것도 안됐다.

 박근혜정부가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기 위해 이번에는 틀을 제대로 짜놓고 하자는 방침을 정해놓고 관철한 것을 나쁘게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유럽의 통합사례라든지 동·서독 간 교류협력을 보면 제도나 틀을 짜놓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일단 쉬운 것부터 하다가 그것을 정리할 만한 가닥을 잡을 필요가 있을 때 서로의 필요가 있을 때 한 단계씩 올라갔다. 처음에는 서독은 무턱대고 동독을 지원하는 식으로 시작했다. 동독의 서독에 대한 의존성이 깊어진 시점에서 신문과 방송을 개방하고 방문객의 체류 일정 연장 등등을 합의를 해서 공식화해놓고 관계를 발전시켜 나갔다. 더 커져서 새로운 필요가 생겨서 틀을 만들었다.

 아직까지 개성공단이 틀을 짜야 할 정도로 커지지 않았다. 기업 123개 들어가 있고 근로자 5만2000~3000명이다. 북한은 개성공단 부지를 2000만 평 내놨다. 개성공단이 3단계까지 다 되면 노동자가 30만 명이 필요할 것이다. 북한과 현대아산에서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비해 보면 5만3000명은 6분의 1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이다.

 그 국제적 수준의 공단 경영방침을 도입하자고 그러는데, 글쎄 국제적이라는 말의 뜻을 모르겠어요. 뭘 가지고 국제적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중국에 투자해서 우리 기업들이 초기와 달리 겪고 있는 고충이라는 것은 꽤 많다. 중국의 횡포가 점점 심해진다. 우리 기업들을 유인하려고 혜택을 굉장히 많이 줬는데 혜택이 점점 없어지고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말 안듣고 우리 기업들이 도망나올 정도로 당국 규제가 강화됐다.

 그러면 중국에 대해서도 국제적 규범을 이야기를 해야죠. 북한은 사회주의 법체계이고 우리는 자유주의 민주주의 법체계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한중 간에도 어떤 경제적인 분쟁이 생겼을 때는 제도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 법체계가 다르니까. 북한도 마찬가지다. 북한에 대해서는 국제적 규격이다, 제도화를 하자니까 실현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9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인터뷰 사진./이용우기자
 "개성공단에 외국기업 들어오면 특혜될수도"


 외국기업도 끌어들이려는 주장이 있다. 그러면 북한이 남한이기 때문에 함부로 하지 않느냐는 피해의식이 있어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다. 우리가 개성공단 처음에 합의하고 첫 삽을 뜨고 인건비를 결정할 때 저는 인건비 결정까지 하고 나왔다. 시범단지 1만평 준공식을 끝내고, 6월 30일 오전에 끝내고 오후에 이임식 하고 나왔다. 개성공단 관련해서 준비를 많이하고 대비책을 대비책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외국 기업을 끌어들이면 안전하지 않겠나 생각했었다. 외국기업을 끌어들이면 함부로 못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개성공단은 남북협력기금으로 개발된 곳이다. 남북협력기금을 투입해 공단을 개발한 이유는 부지의 불하가격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현대가 했으면 시가대로 받으려 했을 거다. 개성공단까지 가야하는 중소기업들이 땅값이 비싸면 못가니까. 정부가 공단 부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해서 토지공사에게 돈을 넘겨주고 '너희는 이문 남기지 말고 실비로 해라'고 했다. 평당 15만 원 못되게 14만9800원으로 했다. 세금으로 공단을 만들고 중소기업 가도록 한 것인데 외국기업 끌어들인다면 특혜주는 결과가 돼서 우리 돈으로 대북 퍼주기가 아니라 대외 퍼주기가 된다. 그 문제가 있었다.


 두 번째는 북한의 싼 임금 때문에 개성공단으로 가는 거다. 중국보다 훨씬 싸고 동남아보다 싸고 노동의 질은 같은 사회주의국가이지만 북한이 제일 높다. 역시 거기도 단군의 자손이어서 그런지 손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한국인의 DNA 속에는 손으로 하는 것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근로자들이 바느질, 시계조립 등에 대해 눈 짐작으로 처리하는 것을 보면 중국사람 베트남사람 그것 못한다. 노동의 질 면에서 우수하고 인건비도 싸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납품일자를 맞추자고 하면 그냥 거기는 가버린다. 하지만 거기는 된다. 바이어가 맞춰달라고 하면 자기들끼리 회의해서 나온다. 협조가 된다는 거예요.

 개성공단은 노동집약적인 사업들이 주를 이룬다. 노동집약적인 사업들을 하는 나라 중에 북한이 조금 어려워할 나라가 어디 있느냐. 미국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안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헤이공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노동 착취할 수 있는데 개성공단까지 와서 물류비용 엄청나게 들이고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개성공단의 이점은 본사와 가까워 왕래하기 편하고 인천항 인천공항을 통해 수출하기 편한,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물류비용 면에서 기업들에 편리를 주고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할 수 있고.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하면서 북한에 들어와서 사업을 하려는 북한의 만만찮은 외국이 어디 있느냐. 벽에 부딪히니까. 이것은 의미 없다. 중국은 안 들어올 것이고, 그러면 일단 우리끼리, 우리 기업들이 점점 더 늘어나면서 합작기업 비슷한 것을 만들어서 법적으로는 국제법인이지만 그러면서도 우리 기업들이 오너일 수도 있고 지분을 높이는 방법이 있지만, 순수 외국기업들은 없을 것이다. 이번 협상에서 그것을 만들겠다는 것이 현 발전단계에서 과욕 아니냐.

 

 "북한이 의존할 때까지 지원해야"

 -지난주 갑작스러운 실무회담 성사에서 중국이 북한을 압박했던 것 같은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북한이 미북당국회담을 제의한 직후 오바마가 박근혜에게 전화한다. 미국이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고 실무적으로 검토할 것 같으면 서둘러서 전화할 필요가 없다. 대통령이 비핵회담을 하러 가면서 비행기 안에서 전화한 것은 틀림 없이 의미 있는 움직임이다. 케리가 2자나 4자 회담도 할 수 있다고 했다. 2자 회담은 북한과 회담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바로 그 케리가 이야기한 2자 회담에 속하는 제안이 왔기 때문에, 말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한국 정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하는 대화가 오갔지 않았겠나. 특이한 것은 오바마가 전화로 무슨 얘기를 했는지 설명 안 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된다고 하고 그에 대해 오바마는 무슨 말을 했는지 이야기 안 했다. 맞다고 동의했다면 그랬을텐데 그렇게 안 했기 때문에 다음 이야기를 안 한 것이다.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4자 회담도 2자 회담도 할 수 있고 틀을 짜야 하는데 6자 회담을 하려면 미북 간 워밍업하고 미북 간 방향을 정해놓고 회담을 열어야 하지 않겠는가. 핵을 가진 국가들끼리 핵 군축회담을 한다면 미·중·러·북이다. 택도 없는 소리다.

 박 대통령은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만 하고 말았는데 오바마가 그렇게 이야기를 할 정도면 미중 간 무엇인가 물밑접촉했다고 본다. '한국이 발목을 잡는 경향이 있다'라고 미국이 중국에게 당국회담할 정도로 해달라고 하면 중국이 그 정도는 한다.

 지나가는 짤막한 기사들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가 6자 회담이 수 개월 내에 열릴지 모른다는 내용인데 (당국자가) 수습을 했을 거예요. 6자 회담이 임박했다고 하는 것은 대북용과 대내용이 있다.

 

 -남북 통일을 독일 통일 과정에 비춰보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있어서 상대의 정치체제가 별로 중요하거나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물론 정치체제에 따라서는 의사결정 과정이나 구조가 독특할 수 있다. 그러나 소위 국가이익이라는 문제에서 왕조든 민주주의든 똑같다고 본다. 이익이 되는데 있어서는 명분을 접고 실익을 찾아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왕조든 민주주의 국가든 무슨 차이 있겠느냐. 북한 정치체제의 특성 때문에 남북관계가 동·서독 관계와 동등한 수준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무리가 있다. 왕조국가에 사는 기업인이나 정치인이나 아니면 민주국가의 기업인 정치인이나 이문 앞에서는 다 똑같다. 서독이 동독을 자기 페이스로 끌고 나갈 때 동독이 처음에는 서독에 의지하는 마음이 생길까봐, 예속되는 것을 막으려고 지원을 안 받으려고 했다. 오히려 서독에서는 억지로 주지는 않았지만 여러가지 명분으로 지원을 받도록 권고하고 그것이 일상화되면서 나중에는, 처음에는 현금으로 시작했다. 코를 끼울려고 현물로 시작했다. 소위 지원이 정례화되니까 의례 오는 상황이 생겨 그러면서 의존성이 생겼다. 거기다 대고 '이것 이것 고치자', '이것 이것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자'고 했는데 우리는 그 방식 써보지도 못하고 싸우는데 10년 걸렸다.

 차이는 있다. 동·서독 간에는 전쟁 안했고 남북은 했고 6·25의 트라우마가 아직 있다. 그 6·25의 트라우마를 직접 겪은 사람들은 체험이라도 했기 때문에 그것을 지울 수는 없으나 그렇지 않은 요즘 20, 30, 40대들이 습관적으로 그냥 답습을 하는 그런 사례도 나타난다. 대학에 와 있지만 여기 오기 전에 친구들이 대학생들이 북한을 미워해요라고, 무조건 싫다는 거예요. 동·서독 사람들끼리의 생각과 남북한의 상대방의 생각은 다르지만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대북정책을 서독의 대동독정책처럼 써서는 안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9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인터뷰 사진./이용우기자

 독일과 프랑스도 결국 연합…남북이 못할 것 없어

 독일과 프랑스가 얼마나 원수지간인가. 사실 유럽공동체의 시작은 독불 간 석탄철강공동체가 시작이다. 알사스 로렌이라고 하는 그런 독불 간 미워하는 감정도 대단하다. 베르사이유 궁전에 가면, 거울의 방이라고 하는 곳에 가면 비스마르크가 무릎 꿇고 항복하라고 해서 그런 일이 있다. 독불 간 민족적 적대 의식도 경제적 필요에 의해 퍼져서 유럽공동시장으로 까지 커지고 정치연합까지 갔다. '우리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해봤자 안된다, 남북관계는 별다르다'라는 생각을 뛰어넘지 못하면 (안된다).

 뛰어넘지 못하면 5000만 명 시장규모 이상으로 커지지 못한다. 국내시장이 6000~7000만 명되면 별도의 R&D투자 없이도 국내시장에서 검증된 물건들이, 경쟁력을 얻게 된 물건들이 수출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거예요. 영국이나 프랑스는 국내 인구는 안 컸지만 일찍부터 이 사람들이 군사력을 키워 식민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식민지 경영을 했던 이력이 있어서 지금도 그 사람들은 영국 식민지, 프랑스 식민지들은 생산기지이면서 자원 공급기지이고 소비시장이다.

 독일도 통일이 되면서 인구가 8000만 명이 됐다. 서독이 6400만, 동독이 1600만 명이었다. 화폐개혁을 1 대 1로 하면서 독일 경제가 저임금으로 남아 있지 못하고 통일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갔지만 인구가 8000만 명을 넘으면서 독일경제가 빠른 속도로 다시 한번 발전했다. 60년대 말까지 라인강의 기적으로 돈을 벌어 놓은 것을 60년대 말 들어선 사민당 정권이 동독에 돈을 퍼부었거든. 그래서 동독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돈으로 산 것 아니냐. 시장으로 만들어서 딛고 올라섰다. 독일도 통일이 안 됐더라면 지금처럼 유럽경제의 중심 국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문제만 생기면 메르켈 총리 어떻게 해보라고 하지 않느냐. 우리도 지금 남북 합치면 7500만 명이다. 5000만 명만 가지고 G15 이상 올라가지 못한다.

 그래도 그 와중에 우리가 G15까지 올라온 것은 천만다행이지만 더 크고 싶으면 북한과 통일을 하든지 말든지 다음 문제고. 북한이라는 저임금 대지를 우리의 마당을 만드는 정책을 써야 한다. 그럴려면 원칙을 만들고 들어간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그런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것 아니냐. 왜냐, 가랑비 옷젖는지 모르게 접근해야 하는 것이 남북관계다. 남북은 국력격차는 크지만 정치적으로 경합관계다.

 북한은 약자이기 때문에 격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열등의식의 발로다. 근거가 있는 자존심은 열등의식 없다. 북한이 남측에 대해 내세우는 자존심은 열등의식이다. 꿀리기 때문에 맞먹었다라는 자기 합리화라고 할까. 자기도취라고 하는 것인데 그런 것들도 사소한 데서 경쟁의식을 갖고 있다.

 틈만나면 꼬투리 잡아 양보를 받아볼까 생각한다. 제 경험으로는 그렇다. '그런 것은 해줄수 있다. 너는 소탐하고 나는 소실하고 대탐한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관계다. 그럴려면 북쪽이 현재 의존성도 생기지 않고 링키지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자꾸 제도화를 하고 틀을 짜자고 하면 그 과정에서 코가 끼이고 을의 관계로 떨어지지 않나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그런 경험은 1993년 북핵실험, 1994년 10월 21일에 우리는 빠지고 제네바 합의가 있었다. 경수로 지어주기로 했는데 여러가지 의정서 체결해야 한다. KEDO를 일방당사자로 하고 북한을 일방당사자로 하는 국제협약서를 북측에 내놨다. 이 사람들은 '어디에 함정있나'라는 것을 찾느라고 문서가 건너가고 난 뒤에 몇개월이 걸렸다. 독소조항 찾느라고. 그 사람들이 외국과의 거래에서 약관을 잘 몰라서, 보험 잘몰라서, 돈도 못찾는 경우가 있는데 북측은 자존심이 세서 중국 등에 못 물어본다. 독학을 해야 하니까.

 그때 그 경험을 갖고 개성공단을 발전시키기 위해 국제규범을 하자고 하면 그 자리에서 굉장히 시간 걸린다. 있는 기업도 문닫고 나오는 상황이 된다. 일단 가동시키면서 투자를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 정부가 '떡'을 들고 협상하자고 해야지 말 듣게 만들려면 '이거 욕심나지' 이렇게 해야 한다.

 

 신뢰로 만나는게 아니라, 만나야 신뢰 쌓인다

 -비정상적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인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 남북 간에는 하여튼 명분과 실리를 교환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명분과 실리를 공히 나눠가져야 하는 관계다. 인구라든지 국력은 현저하게 차이가 있음에도 통일문제는 경쟁관계다. 북한에서는 이렇게 생각한다. 남쪽이 경제적으로 잘 살지만 민족자주성이 부족해서 북쪽은 남쪽을 한참 아래로 본다. 북쪽은 민족사적 정통성을 갖고 있는데 다만 가난하다.

 시골에 서당 교육받다가 신식교육을 못받고 사회적으로 중산층 이하로 떨어진 사람들이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그 사람들을 보면서 '왕년에는 양반인데 양반이면 뭘하냐', '저 상놈들'이라는 기싸움이 있다. 우리가 쌍놈이라는 것은 아니다. 기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국제규범에 맞는 공단 운영을 할려면 1단계 100만평 완성하고 2단계 개발 시작하자. 그런데 이것을 하려면 큰 덩어리를 받게 하려면 국제적인 기준으로 하고 최소한 한중 간의 경제교류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떡을 들고 이야기 하자. 빈손으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옛날로 돌아갈 수 없지 않느냐고 한다면, 그 명분 때문에 그것을 고집하다보면 죽도 밥도 안 되지 않나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프로세스에 대한 평가는.

 ▶우리의 경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것이 로직(논리)으로서는 레토릭(수사)으로서는 괜찮다. 신뢰를 갖자고 해서 생기는 것 아니다. 의심하면서도 만나서 사귀어 보니까 '의외로 괜찮은 면이 있어', '이런 점은 고약하지만 똑부러지게 믿을 수 있어', '시간 약속을 잘 안지키지만 믿을 수 있어'라고 하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그런 뒤에 '안 좋은 점은 고쳐라'라고 해야지, 처음부터 신뢰와 진정성을 어떻게 보이나. 그것만큼 공허한 것은 없다.

 진정성이라는 것은 계속 왕래하고 접촉하는 과정에서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다. 그렇지 않나. 진정성을 먼저 확인하자는 것은 공허하다. 국가와 국가의 관계에서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진정성이라는 것은 접촉과 교류와 왕래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확인되면, '아, 믿을 수 있어. 반은 깎아야 돼'라고 하는 것이다. 진정성을 갖고 하자, 신뢰를 갖고 하자는 것은….

 얼마든지 북쪽도 그렇게 할 수 있다. 나중에 얼마든지 아니라고 확인될 수 있다. 사탕발림으로 하면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일단 만나서 쉬운 것부터 이야기해서 합의해서 진짜 이행되는지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해야 신뢰가 생긴다. 점진적으로 쌓아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진정성 확인했다. 이제부터 화끈하게 하자' 이런 것은 없다. 신뢰프로세스를 이야기하면서, 진정성과 원칙 이야기를 하고 그러니까. 이게 남북대화라는 대문으로 들어가야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출구로 나갈 수 있는데 입구로 들어가는 조건을 이야기하니까 진행이 안된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굴속으로 들어가라 하지 않았나. 만나서 진짜 호랑이가 날카로운 이빨을 갈고 있는지, 이빨은 빠졌는지 확인해가면서 꼬리를 잡고 흔들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정면으로 붙들고 한판 승부를 펼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데 입구에 들어가서 확인해야 하는 문제를, 입구 앞에서 확인하자고 하니까….

 

 김정은에겐 고명대신들 포진…김정은 장악력 떨어져


 -김정은이 장악력을 확보했다고 생각하나.

 ▶김정은이 아버지만한 식견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 어리고 실무경험이 없다. 김정일의 경우에는 1942년생인데 1970년대 초반부터 김정은보다 더 많은 나이에서 비로소 후계자로 내정됐고 실제로 정무에 관여했다. 후계자 수업기간이 길었다. 대학 졸업하고 3대혁명소조라고 해서 자기 세력을 통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까지 올라갔다. 자기 부대가 있었다. 대학 막 졸업하고 나서부터 정치국 상무위원이 될 때까지 실무연수를 받았다. 상무위원이 되고 나서도 김일성 사망 때까지 20년 이상 했다. 그 기간은 김일성-김정일 공동통치로 생각된다. 그때 왠만한 것은 김정일이 결재했다.

 장악력 면에서 김정일이 세다. 김정은의 경우에는 김정일 시대에 커왔던 사람들이 고명대신들처럼 김정은을 떠받들고 있다. 그러면 거기는 왕조다. 왕조에서는 동궁으로 있던 사람이 왕으로 등극한 뒤에 고명대신들이 전 왕시절에 했던 방식으로 끌고 나간다. 김정은이 어리다고 하는데 세종도 22살 때 임금을 했고 영조나 연산군 광해군 모두 대체로 20대 전후에 왕이 됐다. 젊은 왕자들이 임금이 되면 고명대신들이 잘 받들어 끌고 나간다. (우리가) 비난할 때는 왕조라고 하면서 분석은 민주주의로 한다. 저기는 김정일 때부터 유훈통치로 끌고 왔다. '김정은 체제'라서 남북관계에서 식견과 장악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은 기우라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친인척 관계에 가까운 장성택의 사실상 섭정이라고 본다. 김영남도 힘은 없지만 자문을 할 것이고 김기남 같은 사람이 나이가 많은데도 건강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면 고명대신들이, 김기남 김영남 같은 사람들은 김일성의 부하들이었다. 3대를 모신 사람들이다. 무슨 걱정을 하겠나. 3대를 모신 중신들이 김정은의 주변에 있기 때문에 김정일 시대에 비해 다른 방식으로 갈 가능성은 적고 김정은 본인의 장악력은 떨어진다. 노대신들이 떠받드는 지도자이기 때문에 장성택 최룡해 김계관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을 택하는 것이다.

 

 북한과 중국은 혈맹…그 관계 바뀌진 않아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보나.

 ▶우선 우리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압박을 주문하는 소위 대북한 압박을 두 가지면에서 근거가 없다고 본다. 첫째 우리가 중국에 뭘해줬다고 중국이 우리 편을 들라고 하나. 우리가 중국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기에 중국으로 하여금 50년 동맹을 버리고…. 1961년에 조중동맹을 체결했다. 조소동맹은 깨졌다. 북한과 소련은 우호관계다. 소련은 15년 단위로 조약을 갱신하도록 했는데 조중 간에 체결한 것은 영구·무기한으로 돼 있다. 6·25 참전을 했던 중국으로서는 그야말로 조중혈맹이나 순망치한이라는 논리로 개입을 했었지만, 지금은 그런 표현을 안 쓴다고 할지라도 어쨌건 자기들의 앞마당이라고 생각하는 혈맹이다. 중국이 북한에게 갖고 있는 지정학적 전략적 위치와, 소련이 북한에게 갖고 있는 위치는 천양지차다. 중국한테는 굉장히 소중한 그런 북한을 우리를 위해서 좀 혼을 내달라는 그 근거는 뭐냐. 우리가 중국에 뭘 해줬다고. 우리는 중국에 수출해서 돈 벌어서 이렇게 된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우리한테 무엇을 해줬다고 '제 편 해달라'고 했는가하는 입장일 것이다.

 두 번째, 직업상 통일원에서 밥벌이를 하게 됐는데 저를 북한 전문가라고 하는데 원래 전공은 중국 외교다. 석사, 박사 모두 중국 쪽이다. 여기 와서도 원광대를 중국문제 특성화대학을 만들려고 한다. 한중 관계는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다. 불가분의 관계다. 이 상황에서 미중 경쟁관계에서 한국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시간이 온다. 한중 미중 관계 선택의 기로에 여러 번 서게 될 것이고 국가이익을 유지하고 어려운 협상을 해야 할 경우가 생길 것이다.

 중국문제특성화를 추진 중인데 요즘 다시 중국 외교를 세밀하게 들여다 본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중국을 무시해버렸고 적대시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유독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하는데 무슨 근거로 중국이 북한을 미국이나 우리가 바라는 방향대로 압박해서 말을 듣게 해주겠느냐.

 중국이라는 나라 이름 자체가 천하의 중심이라는 뜻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자기 밑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중국이 가깝게는 청, 명부터 한나라 당나라까지 올라가면 군사를 썼는데 명·청조에 들어오면 군사력을 안 쓴다. 주변국을 다루는 외교라는 것은 압박이 아니라 회유 포섭으로 했다. 정치의 중심이 베이징으로 옮겨 오면서 베이징 지도부 입장에서 볼 때는 훨씬 베트남보다 중요한 것이 북한이다. 북한은 인중의 땅이다. '그것을 버려라', '그것을 압박해서 내가 좀 편하게 해달라'는 이야기를 무슨 근거로 하느냐. 더구나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문제를 일으킨 것은 북한이지만, 북한은 미국이 자기들을 군사적으로 없애려는 적대시정책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북한의 논리가 있다.

 북한의 논리를 인정하지 않고 협상하지 않을 수 없다. 안보 불안을 없애가면서 핵을 폐기하라고 해야지 무턱대고 내놔라고 하면 안된다. 핵 문제는 미북 간의 문제가 됐다. 큰 피해자는 우리다. 북한이 핵 카드를 통해서 얻어내겠다고 하는 것을 들어주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지, 공짜로 없애 그것은 안된다. 공짜로 없애려는 것은 지금 미국이다. 미국도 중국의 역할론을 주문한다. 중국이 북한의 목을 조르면 내놓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미국 사람들의 중국관, 대북관, 대월남관은 엉터리라고 생각한다. 공산화를 막아줄 것처럼 하다가 월남을 공산화한 것은 누구냐.

 아시아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중국한테 미국이 아시아의 북한을 버리고 나한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라고 하는 것은 얼마나 잘못된 판단이냐 이거다. 중국 외교가 그렇게 안 한다. 명나라, 청나라 시대 때 번병 국가들을 관리하는 것을 보면, 국경을 괴롭히면 공주를 보내 매제로 삼아 자기 휘하로 끌어들인다. 북한이 핵 문제로 중국을 괴롭히고 중국의 역할을 주문한다고 해서 중국이 가끔 짜증낸다.

 등소평 때 도강양회라고 해서 엎드려 있자고 했고 점점 후진타오 시대로 넘어오면서 화평굴기라고 했으며 이제 힘이 생겼으니까 무릎 좀 펴고 했다. 유소작위라는 말까지 나왔다. 역할을 해야 할 때 역할을 하자고 나왔다. 이제 대국이니까. 등소평 강택민 때에는 엄살을 피웠는데 이제 스스로 대국이라고 선언했고 후진타오가 가고 중화부흥을 선언하고 나섰다. 중국이 중화부흥을 하고 나섰는데 북한을 버릴 수 있겠느냐 이거다. 덕으로 다스리고 그런 식으로 해서 자기네들 외곽을 튼튼하게 쌓는다. 대미 외교의 만리장성을 쌓는 지점이 바로 북한인데 그것을 버리다니, 중국 외교의 기본 개념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나온 것이다.

 중국 외교의 기본은 골치 아픈 나라에 대해 정벌로써 다스리지 않는다.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한 뒤에 6월 17일 대북 제재결의안이 통과됐다. 7월 초인가 힐러리 클린턴과 중국의 다이빙궈가 힐러리 만나서 유엔제재 결의안 동참하고 그랬으니까 압박을 한다고 해서 국제 관계의 책임성을 보여라고 하니까 다이빙궈가 북한과 우리는 특수관계라고 했다. 환구시보 등을 근거로 중국이 바뀌고 있다라고 하는데 희망적 관측이라고 본다. 중국이 북한을 버릴 수 없다. 스타일은 바꾸지만 내용은 안 바뀌었다. 스타일이 바뀌고 관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북한에 비판적이라고 해서 정치지도자도 그렇게 간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이중 플레이다.

 

9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인터뷰 사진./이용우기자
 류길재, 키신저처럼 학자적 소신펴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군인 출신들에 둘러싸여 제 목소리를 못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청와대 외교안보부처 회의의) 인적 구성을 보면 밀리터리 마인드가 풍미하고 있다. 박 대통령도 아버지 영향을 받았다. 2002년 5월 박 대통령이 미래연합 대표 시절 방북했을 때 만난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이 평양에 가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 어머니를 그렇게 잃어 (북한에 대해) 적개심을 가질 만한 가족사가 있는데 정치적으로 크지 않으면 택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박 대통령은 (향후 남북관계에서) 본인이 방북했던 것과 같은 용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류 장관은 경력면에서 나이가 적고 4성 장군 출신들로부터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장관은 장관이다. 국무위원 서열도 통일부 장관이 국방부 장관보다 위다. 통일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갖고 일해야 한다. 통일부는 '피스 키핑'이 아니라 '피스 메이킹' 즉 화해협력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남북 간에는 민족사 정통성을 놓고 경쟁하게 돼 있다. 군사적 긴장 해소되지 않았다. 통일이 가까워지면 피스메이킹의 비중이 높아진다.

 통일부의 존재이유를 항상 생각해야 하고 발언해야 한다. 책임이다. 4 대 1이건 5 대 1이건 발언해야 한다. 북한학자로서 북한을 오랫동안 들여다 본 이론적 배경으로 설득해야 한다. 헨리 키신저가 외교관 출신인가. 실무경험을 갖고 명성을 날렸나. 그는 교수였다. 키신저가 미중관계에 대해 획기적 역할을 하고 국제정치와 관련해서 발언권을 행사했던 것은 학자로서 소신을 대통령에게 입력시켜서 자기 생각대로 대통령이 움직이도록 끌고 갔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피스 메이킹을 하는데 피스 키핑하는 사람들에게, 국방부나 국가정보원이 통일부의 일을 하지 말라고 해야 한다. 국민들한테 남북관계 설명할 책임은 통일부다. 책임감을 갖고 권한을 행사하라 이거야. 실무경험이 없다고 주눅들지 말라. 키신저가 무슨 외교관 출신인가. 대학 교수였다가 외교안보보좌관으로 들어갔다.

 

 -두 정권에서 통일부 장관을 하셨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번에 여수에 가서 기자들에게 "괴롭다. 그립다. 외롭다"고 했는데 그 얘기를 듣고 나는 참 운이 좋았다. 우선 첫째 대통령이 기본방향을 정해놓고 장관에게 재량권을 줬기 때문에 나는 핫바지가 아니었다. "누구한테 고통을 호소할 수 없다"는 것이 외롭다는 것인데 결정할 때 상의할 수 없는 사람이 제일 외로운 것이다. 대통령이 그래서 외로운 것인데 밑에 사람과 참모들과 터놓고 얘기하면 그런 외롭다는 얘기가 안 나오는데 밖에서 왔기 때문에 그것도 차관이나 차관보급들과 앉아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없을 거다.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볼 지 모르지. 그래서 교수 시절이 그립지. 저는 그런 경험이 없으니까, 돌아가고 싶은 직업이 없어 일만 했는데 좋은 시절에 흐름을 탔기 때문에 그게 운이라면 그게 운이죠.

 

 정세현 "난 합리적 보수"…정상대화록 공개는 비이성적

 -북한에 대한 비판도 자주 하신다. 미북관계라는 단어도 즐겨 쓰시고.

 ▶미북관계라는 단어는 습관적으로 쓰는 것이다. 보수정권에서 일하던 과정 중에 굳은 것이다. 북미라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 북남관계라는 사람도 있다. 싫더라고.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미북이라고 익숙하니까 쓰는 것이다. 북미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북한을 편드는 식으로 하는 것 같아서다. 그것은 좀 아니지 않느냐.

 나는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몇 년 전 이부영 의원 주관의 학술대회가 열렸다. 기조연설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진보 진영에서는 백낙청 교수가, 보수진영에서는 윤여준 전 장관이 나왔다. 보수적 입장에서 코멘트는 김용호 교수가 했고 백낙청 교수에 대한 코멘트는 제가 했다. 그때 백낙청 교수가 저더러 '요즘 시대에 어떻게 진보로 분류되냐. 나는 이해가 안된다'고 하더라. 제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했지만 나는 합리적 보수? 중도 그 정도다. 그쪽에서는 진보로 쳐주지도 않고 보수쪽에서는 진보나 종북좌파라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통일원에 들어가 김영삼 청와대 비서관을 했고 순서에 의해 마지막 경력 때문에 두드러진다. 북한 사람들한테도 할 말하고 회담할 때도 대놓고 싫은 소리하고 글 쓸 때도 비판한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특히 민주당에 조언한다면.

 ▶문재인 의원이 녹음 녹취까지 공개하자고 했다. 이미 까발려졌기 때문에 음성파일까지 거기까지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까지 까면 문제가 있다. 국내 정치만 생각하고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고려하지 않는게 아닌가. 국정원이 흘린 것 문제였지만 풀 텍스트를 공개해 버린다면 앞으로 남북관계를 어렵게 한다. 민주당이 다음에 집권하려면 빨리 덮어야 한다. 자기 발등을 찍는 것이다. 북한을 향해 우리하고 대화하면 이런 일 없다고 해야 한다.

 민주당의 억울한 심정은 알겠으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녹음 파일을 공개한다? 여론은 이미 기울었다. 녹취록 전문을 보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 안 했는데 여론은 이미 갔는데 여기서 그치자. 김정일이 노무현 전 대통령한테 한 말씀이 일리가 있다고 했다고 치자. 그러면 저쪽은 뭐가 되나. 외교행위인데 외교언사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국회의 공개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국회도 이성을 찾아야죠. 법으로 결의하면 된다는 것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7·4 남북공동성명에 대한 기록도 있다. 40년 된 것이고 그것을 공개하면 어떻게 되나. 박정희 대통령과 연결된 문제다.


대담=서울정치부 손균근 부장대우 정리=정옥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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