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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궐기대회에서 개성공단정상화촉구비대위 주요 관계자 등이 공단 정상화를 염원하며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
- 잠정중단 조치 해제 등
- '가동중단 책임' 문제 빼고는
- 北, 우리 측 요구 대부분 수용
- 북측 제안 거부 땐 파국 책임
- 정부도 서둘러 "수용" 발표
- 여야 회담재개 일제히 환영
7일 북측의 제7차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오는 14일 개성공단) 제의는 우리 정부의 허를 찌른 역제의로 분석된다. 북측은 열흘가량 우리 측이 취할 조치를 기다리며 이번 역제의를 가다듬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 北, '책임론' 빼고 모든 것 수용
북측이 이날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특별담화를 통해 제안한 내용에 따르면 잠정중단 조치를 해제하고 북측 근로자의 정상출근을 보장하며 어떤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단의 정상운영을 보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가동중단의 책임'을 제외한 우리 측의 모든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게다가 북측은 "좋은 결실들을 이룩하여 8·15를 계기로 온 민족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자는 것을 제기한다"라고도 밝혔다.
북측의 이날 제안은 우리 정부가 '중대조치'에 대한 착수를 밝히자마자 반응을 보인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일부는 북측의 제의가 있기 약 90분 전인 이날 오후 3시에 경협보험금(109개 기업에 2809억 원)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게 8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정부는 이들 기업의 자산에 대한 처분권을 갖게 되고 언제든 개성공단에 대한 폐쇄조치가 가능해진다.
북측이 우리 정부의 반응을 지켜보고 자체회의를 연 다음 특별담화 문구를 작성하기에는 90분이라는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즉 북측이 지난 열흘 동안 이번 역제안을 준비해 놓고 타이밍을 기다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거부할 수 없는 정부, 즉각 수용
북측은 우리 정부가 회담을 거부하기 어렵도록 시기와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북측의 제의가 나오자마자 즉각 수용했다.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의 폐쇄 수순을 밟기 시작한 상황에서 북측 제의를 거부하면 '정부가 선도적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하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 정부는 고립된 상황이었다. 북측의 제의가 나오자마자 여야 모두 북측의 제안을 환영하면서 분위기가 조성됐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북한이 태도를 바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선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고,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우리 정부 또한 유연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북측의 역제의와 남측의 수용으로, 우리 정부가 요구했던 개성공단 가동중단에 대한 '북측 책임론'은 일정부분 희석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주무부처인 통일부 류길재 장관이 휴가를 떠난 시점에 우리 정부는 허를 찔렸고 수용 외에 대안이 없었다.
북측은 이날 진정성 있는 대화를 요구하면서 '책임론'을 제외한 모든 것을 수용한 모양새였고, 앞서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 전 단계'라는 초강수를 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개성공단 잠정중단 조치를 조건 없이 해제하겠다고 밝힌 것은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어느 정도 시인한 것"이라며 "자존심을 중시하던 북한의 과거 행태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측 전문가들도 이제는 정부가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 전향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제7차 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북측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면 판이 깨지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우리 정부가 뒤집어쓸 수 있다는 뜻이다.
북측이 이날 밝힌 조치들의 내용은 2000년 8월 이후부터 남북 간 체결했던 개성공단에 관한 각종 합의서들의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