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항, 선석공사 경쟁력 키워
부산지역 항구가 14만 t급 이상의 초대형 크루즈선은 입항할 수 없는 환경인 것으로 밝혀져 크루즈선 유치경쟁에서 인천항에 뒤처질 우려를 낳고 있다. 영도구 동삼동의 '부산 국제크루즈터미널'은 선석 길이가 짧고 북항 재개발지에 들어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새 터미널)은 북항대교가 장애물이 된다.
크루즈선들이 초대형화하는 추세인데도 부산항만공사(BPA)와 정부는 동삼동터미널의 용량 확장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반면 인천은 15만 t 이상은 물론 22만 t의 세계 최대 크루즈선을 유치하기 위해 선석 확보 공사를 진행 중이다.
국회 농림수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우남 의원이 BPA로부터 제출받아 22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동삼동터미널은 배를 접안할 선석 길이가 360m에 불과하다. 15만 t급인 초호화 크루즈선인 '퀸 메리2호'를 비롯한 '프리덤 오브 더 시즈'(15만4407t), '얼루어 오브 더 시즈'(22만5282t),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22만5282t)는 최소 406m이상의 선석을 확보해야 해 이곳에 접안은 어렵다.
이 크루즈선들은 또 북항의 새 터미널에 입항하기 전에 북항대교의 높이 제한(60m)에 막힌다.
이 크루즈선들보다 규모가 작은 '보이저 오브 더 시즈'(13만7276t)의 선체 높이도 63.5m였다. 보이저호가 지난해 동삼동터미널에 접안했을 때에는 정부의 접안 기준을 위반했었다. 14만 t급 이상의 크루즈선은 동삼동터미널로 가야만 하는데 이곳에서도 수용하기 힘든 조건인 셈이다. BPA는 "북항의 새 터미널에 입항하기 어렵다면 동삼동터미널을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해왔다.
제3차 전국 항만기본계획(2011~2020년)에서는 동삼동터미널의 용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고시됐지만 BPA와 해수부는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 인천은 오는 2016년부터 15만 t 이상의 크루즈선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선석공사를 착공했다.
국내에는 초대형 선사들이 몰려드는 상황이다. '퀸 메리2호' 등을 보유한 '카니발 코퍼레이션'는 지난 8월 서울에 한국지사를 세워 영업 중이다. 크루즈업계 관계자는 "관광객이 확보되면 내년이라도 한국에 15만 t급 크루즈선이 기항할 수 있다. 인천항의 공사 진척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PA 관계자는 "지난 7월 정부에 용량 확보를 위한 건의서를 올렸는데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