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위 "대타협의 첫 출발" 환영
- 소급적용 방식·형평성 논란일 듯
- 노사정, 내달까지 활용안 논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가 이미 지급된 공공기관 직원들의 성과연봉제 인센티브를 돌려받아 청년고용과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사용한다는 방안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참여한 '양대 노총 공공부문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6일 오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공공기관에 도입한 성과연봉제 폐지를 결정했다"며 "이미 지급된 1600억 원의 성과급은 정부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액 환수를 책임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이어 "환수금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공공부문 청년 고용 확대 등 공익 목적에 사용돼야 한다"며 "활용 방안은 노·사·정이 함께 7월까지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국정기획위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성과연봉제 인센티브를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청년고용 확대에 사용하자는 공공부문 노조들의 제안은 사회적 대타협의 첫 출발"이라고 환영했다. 지난해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지급된 1600억 원의 인센티브를 전액 환수해 공익적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미 지급된 인센티브를 어떤 방식으로 전액 환수하느냐에 대한 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기획위 박광온 대변인은 "국정기획위는 그동안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폐지 및 이미 지급된 인센티브 처리 문제에 대해 양대 노총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며 "앞으로 오늘의 양대 노총 제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추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이미 지급된 인센티브를 다시 돌려놓으라고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질문에 "앞으로 더 협의할 사안이다"며 "지금 답하기는 적절치 않다. 노조 쪽에서 답변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인센티브를 받은 직원들이 이미 사용했거나 반환 거부를 할 경우에는 이를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고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이 이 비용을 보전한다면 반환한 직원들과 반환하지 않은 직원들 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기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성과연봉제를 확대했으며, 대상 공공기관 중 120곳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했지만 노사 합의를 이루지 못해 소송과 파업 등의 충돌이 빚어진 바 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