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닝메이트 정책위의장엔 함진규

- 홍준표 대표 인적쇄신 힘 실릴 듯
- 대여투쟁·지방선거 성과 과제

자유한국당은 12일 정우택 전 원내대표 후임으로 3선인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을 선출했다. 홍준표 당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김 신임 원내대표가 당선됨에 따라 한국당은 ‘홍준표-김성태’ 투톱 체제를 갖추게 됐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김성태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함진규 신임 정책위의장, 홍준표 대표, 김 신임 원내대표, 정우택 전 원내대표. 이용우 기자 wylee@kookje.co.kr

‘강력한 대여 투쟁’을 표방한 김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국 운영에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홍 대표의 인적 쇄신 작업에도 힘이 실리게 돼 부산 경남지역의 당협위원장 교체 폭도 넓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이례적으로 당 대표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가운데 치러졌다. 원외인 홍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의 입장을 대변할 인물이 원내 지도부를 맡아야 한다는 점을 절감했다. ‘반홍 정서’ 확산을 우려한 홍 대표는 정 전 원내대표에게 강력하게 요구해 애초 경선 일정보다 사흘 앞당기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세 시간가량 진행된 경선 의총 막바지에 참석해 “국민의 요구는 좌파 광풍 시대를 멈춰달라는 것이다. 제대로 된 야당이 되려면 힘을 합쳐야 하고, 안 되면 몸으로 막아야 하며, 그런 각오로 대여 투쟁을 하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계기로 우리 당이 소멸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잘 싸우는 길에 너와 나가 있을 수 없다. 대여 투쟁력을 강화해 문재인 정권의 전횡을 막아내겠다. 우리 당이 서민, 노동자와 함께하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함진규 신임 정책위의장은 “지방의원을 두 번 역임한 경험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모든 정책 역량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의 지원 외에도, 김 원내대표의 당선은 11, 12일 일본에서 열린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에 후보자 신분으로 동석했고 동료 의원들을 설득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인 55표를 얻어 35표에 그친 홍문종 후보(정책위의장은 이채익 후보), 17표에 머문 한선교 후보(정책위의장은 이주영 후보)를 꺾었다. 중립 지대의 막판 표심이 김 원내대표에게 쏠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선 의총에는 소속 의원 116명 중 108명이 참석해 과반은 55표였고 재검표 끝에 김 원내대표의 당선이 확정됐다.

이날 검찰 수사를 받는 최경환 의원 등이 불참한 것도 1차 투표에서 김 원내대표가 승리한 원인으로도 분석된다. ‘정치 인생’을 걸고 한선교 의원과 한 조를 이뤘던 이주영(경남 창원시 마산합포) 의원은 궁지에 몰리게 됐다. 김 원내대표의 선출로 홍 대표의 인적 쇄신 작업에 속도가 붙게 됐고 사당화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홍 대표는 이날 김 원내대표와 당선 인사를 함께하면서 마치 자신의 선거에서 승리한 것처럼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홍준표-김성태’ 투톱은 앞으로 강력한 대여 투쟁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협상력이 떨어져 자충수를 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부산 경남 울산지역에서 조만간 진행될 당협위원장 교체 작업, 새 당협위원장 선출에도 ‘홍심’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