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들이 성탄절인 25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한목소리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이번 사태의 책임론을 놓고서는 여야의 시각이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가운데) 대표가 25일 충북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충북 제천체육관을 찾아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현장에서 “피해가 아주 컸다. 아마도 적절한 소방 장비와 소방 인력이 신속하게 화재 현장에 투입이 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현장에 들어갈 수 있는 소방 요원이 4명뿐이라고 한다. 지방의 열악한 재정 사정을 보면 이에 대한 보강 대책을 하루속히 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시급히 소방전문인력을 확충하고 그 인력들이 꾸준히 기량을 길러야 한다. 장비 보강도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또 “안전 문제에 대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습관처럼 (대책을) 소홀히 하는 것이 누적되면서 위급할 때에 큰 화로 돌아온다”며 “이곳만 하더라도 불법 증·개축이 눈에 띄고 한눈에 봐도 대단히 화재에 취약한 공법으로 건설된 것을 알 수 있다. 미비한 건축 행정법규도 다시 한번 총체적으로 점검할 때”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이날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제천체육관을 찾아 방명록에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긴 후 세월호 참사 때처럼 사고 당시 현장 지휘 책임자의 안일한 대응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언급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미는 김부겸(왼쪽) 행정안전부 장관을 뒤로한 채 분향소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홍 대표는 “세월호와 똑같은 사건이다. 세월호 때에도 TV 화면을 통해 (볼 때) 배는 기울어져 가는데 구명정이 가서 배 주위만 빙빙 돌았다”면서 “현장에 출동한 지휘관이 몸 사리고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으니 이런 참사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번 제천 화재 사고를 세월호처럼 정쟁에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가장 먼저 해야 했을 일은 미리 소방 점검을 하는 것인데 정치 보복을 하고, 정권을 잡았다고 축제하는 데 바빠 소방·재난점검을 전혀 안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국회 차원에서 제천 화재 참사의 원인과 책임, 대책을 철저히 짚겠다”고 강조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