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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지르고 보자”…10년 넘게 ‘해결 못한 약속’ 또 꺼내들어

여야 PK 주요 공약 보니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20-04-09 22:08:5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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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부울경 메가시티’

- 물류·교통·관광·재난관리 등
- 동남권 경제공동체 출범이 목표
- ‘지역혁신 플랫폼’은 이미 진행 중
- “단체장 간 협업 의지는 긍정적
- 文 정권 국가 어젠다 벼락치기”

# 통합당 ‘부산해양특별시’

- 해양항만도시 기능 제고 위해
- 행정·재정적 지원 특례법 추진
- 부산시가 2017년 제안한 내용
- 지역 형평성·특혜 논란에 좌절
- “해양산업 육성 실리 고민해야”

오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내놓은 공약 중 ‘지방분권’을 비롯해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의제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중에서 굳이 고른다면 통합당은 ‘부산해양특별시’, 민주당은 ‘부울경 메가시티’다. 부산해양특별시는 중앙의 권한을 지방으로 나누어주는 지방분권에 가깝고, 부울경 메가시티는 행정보다는 경제적 측면에 무게중심을 더 두고 있다는 점에서 균형발전 정책에 가깝다.

이들 모두 지역의 특성을 살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이들과 유사한 공약이 10여 년 전부터 나왔음에도 아직도 실현되지 않은 채 선거철만 되면 약방의 감초처럼 나온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일부 내용은 지자체가 이미 추진 중인 사안이어서 정치권이 다 된 밥에 숟가락 얹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이번에도 제대로 된 실천 로드맵을 내놓지 않으면 다시 ‘선거용’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부울경 메가시티’

민주당이 내놓은 ‘부울경 메가시티’는 경제를 중심으로 한 지역공동체 출범을 목표로 한다. 수도권 집중을 막을 만한 대항마를 키우는 차원에서 유사한 산업적 배경을 가진 동남권이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메가시티는 ‘행정적으로는 구분되나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일일생활이 가능하고 기능적으로 연결된 지역’을 의미한다.

민주당은 추진과제로 모두 8가지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부울경 경제공동체 출범 ▷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 ▷지속 가능한 혁신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과학기술 기반 구축 ▷교육혁신을 통한 인재 육성 ▷동북아 물류 플랫폼 구축 ▷부울경 광역교통체계 구축 ▷부울경 통합관광지도 구축 ▷부울경 광역 재난관리체계 구축이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동남권 광역화’ 논의와 두드러진 차이점을 찾기가 어렵다. 당시에도 수도권 집중을 막고 다극체제로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그 대안으로 동남권 광역화가 제시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논의된 동남권 광역화 역시 부울경 메가시티와 마찬가지로 경제 분야에서의 통합을 우선에 뒀다.

과제 중에선 이미 지자체가 추진 중인 것도 있다. 교육혁신을 통한 인재 육성 분야의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은 교육부 공모사업이다. 지자체와 대학이 중심이 돼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공모에 응하는 형태로, 부산시는 이미 공모에 참여하기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부산시가 단독 공모를 추진 중이어서 부울경 메가시티와의 연관성도 부족하다. 부울경 메가시티로 가기 위한 핵심사업인 관문공항 건설은 수도권과 동남권, 부울경과 대구·경북의 의견이 모두 다른 사안이어서 두루뭉술한 비전 제시만으로는 성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산대 원희연 산학협력중점교수는 “총선에서 공약으로 내걸어 여당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단체장과 협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자체는 의미 있다”면서도 “메가시티 조성은 전 국가적인 어젠다인데 이미 대통령이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걸 고려하면 ‘벼락치기 공부해서 시험을 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통합당 ‘부산해양특별시’

통합당은 21대 국회 제1호 법안으로 ‘부산해양특별시 설치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안’을 내걸었다. 해양항만도시인 부산을 행·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특례를 두고, 해양산업기지로서의 지역 잠재력을 끌어올려 국가경쟁력을 높이며, 지방분권 및 국토 균형발전을 촉진하는 것이 목표다. 주요 내용을 보면 ▷해양 관련 산업의 중심도시로서 부산해양특별시 설치 ▷항만시설, 해양자원 및 해양산업 관련 기업의 조세부담 감면 ▷항만시설, 해양산업 관련 기반시설 중 투자편익이 다른 지자체나 전국으로 파급되는 시설의 설치, 유지비용에 대한 국가 예산 지원 ▷부산 내 첨단해양과학기술단지 조성 및 부산해양투자진흥지구, 선박특구 지정 ▷문화, 관광 활성화를 위한 복합 마이스리조트 유치 ▷부산해양특별시 기능 활성화 및 인재육성을 위한 국제화 교육환경 조성이 담겼다.

이번 공약의 세부 내용은 과거에 여러 차례 거론됐던 부산해양특별시 설치 관련 논의와 상당 부분 유사하다. 2005년 유기준 의원이 발의했던 ‘부산해양특별자치시 설치 및 발전 등에 관한 특별법안’과 2017년 부산시가 제안했던 ‘부산해양특별시 설치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에서도 조세와 각종 부담금 감면, 해양투자진흥지구 지정이 포함됐다. 2017년 부산시는 해당 법안을 대선공약에 반영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으나 지역 간 형평성 문제 등에 막혀 결국 좌절됐다. 지역 형평성 논란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어서 지역구가 나뉜 국회에서는 더욱 다루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성대 배준구(행정학과) 교수는 “특별시 추진은 취지나 시민 호응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부산에 특별한 혜택을 주자는 것이어서 다른 지역 국회의원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며 “처음부터 특별시를 내세우기보다는 우선은 해양산업 육성 등 실리적인 부분을 고민하고 단계적·보완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부울경 메가시티 주요 내용
(더불어민주당)

부산해양특별시 주요 내용
(미래통합당)

·부울경 경제공동체 출범
·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
·혁신플랫폼 구축을 위한 과학기술기반 조성
·교육 혁신을 통한 인재 육성
·동북아 물류 플랫폼 구축
·부울경 광역교통체계 구축
·부울경 통합관광지도 구축
·부울경 광역 재난관리체계 구축

·해양산업의 중심도시로서 부산해양특별시 설치
·항만시설, 해양자원 및 해양산업의 관련 기업 조세부담 감면 
-항만시설 해양산업 관련 기반시설 중 투자편익이 다른 지자체나 전국으로 파급되는 시설의 설치, 유지비용에 대한 국가 예산 지원 
·부산 내 첨단해양과학기술단지 조성 및 부산해양·투자진흥지구, 선박특구 지정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복합 마이스리조트 유치 
·부산해양특별시의 기능 활성화 및 인재 육성을 위한 국제화 교육환경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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