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종결이 오는 25일로 다가오는 가운데 국민의힘 ‘잠룡’들 사이에 윤 대통령 탄핵찬반 노선 투쟁이 본격적으로 쟁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소추의 핵심적 역할을 했던 한동훈 전 대표가 이튿날 정치 재개에 나서면서다. 한 전 대표는 26일 자신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출간함으로써 두달여에 침묵을 깨고 다시 정치 무대에 오른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그는 비상계엄 해제와 탄핵소추의 배경이 사적인 이해관계보다 국민을 우선시한 행보였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의 정치 재개 시점은 다음 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헌재가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고, 곧바로 조기대선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셈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전략기획특위 2차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의 등판으로 그동안 조기대선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던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들도 발검음이 바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까지 걸릴 2~3주 동안 탄핵에 대한 입장, 당의 노선을 둘러싸고 주자들의 입장이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잠재적 후보군이 10명을 넘는다는 점도 여권의 복잡한 조기 대선 구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에서 현재까지 언급된 잠룡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나경원·윤상현 의원도 대권 도전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김태흠 충남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등 당 소속 시도지사들도 대권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탄핵 심판이 마무리되면서 선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들이 대선 경선의 ‘전초전’을 벌일 수 있다.

탄핵 반대파는 당원과 강성 지지층의 ‘탄핵 반대’ 여론을 등에 업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탄핵 찬성파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 응답이 60%를 넘는 점 등을 들며 ‘전략적 선택’으로 설득할 가능성이 있다.

당 관계자는 “탄핵 인용 시 경선 기간은 20일 정도로 짧기 때문에, 주자들은 그 전부터 분주히 움직여야 할 것”이라며 “탄핵 선고 전까지 주자들이 보이는 정치적 행보와 메시지가 결국 경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