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위원도 반탄 인사가 과반
- 與 “국민의적 되지 않을까 우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는 반탄(탄핵 반대)파가 장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권 경쟁 구도가 김문수·장동혁 반탄 후보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최고위원의 과반이 반탄 인사로 선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야 강공 노선과 맞물리면서 여야 협치는 요원해보인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왼쪽) 장동혁 후보가 지난 23일 서울 채널A 스튜디오에서 방송토론회를 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반탄파인 김·장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 반면 찬탄(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부산 사하을) 후보는 탈락했다. 최고위원 당선자 면면을 보면 반탄파(신동욱 김민수 김재원 당선자) 숫자가 찬탄파(양향자 우재준 당선자)를 웃돈다. 결국 26일 결선과 상관없이 반탄파가 당 지도부를 장악하게 되면서 정치권에선 ‘윤 어게인’, ‘도로 친윤당’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거나 주장하는 세력들이 국민의힘 당 지도부로 구성될 모양”이라며 “국민의힘이 사실 ‘국민의짐’이 돼버린 지가 참 오래됐지만 ‘국민의적’이 되지 않을지 진짜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반탄파 당대표 후보 간 2파전이 전개되는 가운데 김문수 후보는 찬탄파 후보를 끌어안으며 통합에 나섰다. 김 후보는 전날 안철수 후보와 오찬 회동을 했고, 조경태 후보와는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중도층 표심 공략에 공을 들였다. 김 후보는 안 후보가 앞서 혁신안으로 제안한 대선 백서 제작을 받아 들이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이날 SNS에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모든 당원과 의원들을 설득해 하나의 단일대오를 세우는 일”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단일대오를 이루지 못해 패배했고, 지방선거와 총선에서도 분열은 곧 필패”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 SNS에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 달라”고 썼는데, 이는 사실상 김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김 후보와 경쟁하는 장동혁 후보의 경우 과거 친한(친한동훈)계였으나 현재는 오히려 반한(반한동훈)의 선두에 서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본 경선에서 찬탄 후보를 지지했던 친한계의 표심이 김 후보에게 기울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후보는 지난 23일 당 대표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 유튜버 전한길 씨 중 누구를 공천하겠다는 물음에 한동훈 전 대표라고 답했다. 장 후보는 앞선 방송토론회에서 같은 질문에 전 씨를 택한 바 있다.

장 후보는 찬탄파를 ‘내부총질자’로 규정하며, 강성 당원을 겨냥해 ‘선명성’을 내세운다. 장 후보는 “내부 총질하는 사람은 반드시 정리하겠다”는 주장을 고수한다. 그는 이날 YTN뉴스에 나와 찬탄파를 겨냥해 “계속 내부 분열만 일으킨다면 그 107명이 어쩌면 90명, 95명보다 더 전투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우리 당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며 “그런 분들에게는 결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