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李 대장동 등 면소판결 위한 것”
- 민주 김병기 “재계 숙원…野 정치공세”

더불어민주당이 배임죄 폐지에 속도를 내자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 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한다. 현재 상법과 형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는 모두 배임죄가 있다. 민주당은 경제형벌 합리화 차원에서 배임죄를 폐지한다는 입장이나, 국민의힘은 대장동·백현동·성남FC 등 혐의에 배임죄가 적용된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면소’처리 하겠다는 발상이라며 반대한다.

국민의힘 김도읍(부산 강서) 정책위의장은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배임죄 폐지는) 이재명 피고인의 대장동 재판 등을 없애버리고자 하는 ‘이재명 구하기 법’”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인 회사의 충실 의무를 사실상 면제하자는 말”이라며 “특히 개미 투자자를 보호하자고 통과시킨 상법 개정안을 정면으로 뒤엎는 자기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만약 배임죄가 폐지돼 회사에 손해를 가한 행위가 면책 되면 경영 투명성이 무너진다”며 “기업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피해를 받는 것은 근로자다. 기업신뢰가 무너져 주가가 하락하면 피해는 결국 개미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반기업 정당 민주당이 갑자기 왜 배임죄를 없애자고 할까”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배임죄 유죄 받을 것이 확실하니 배임죄를 없애버려 ‘면소 판결’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과거 SNS에 배임죄 처벌이 사법권 남용이라는 주장을 두고 “변호사 20년에 별 해괴한 소리”라고 썼던 사실도 언급하며 “이 대통령도 자기가 배임죄로 재판받기 전엔 배임죄 필요하다고 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배임죄 폐지 입장을 재확인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배임죄 폐지는 재계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숙원 과제”라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친기업정당을 자처하면서 재계의 숙원에는 등을 돌리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은 사실과 의도를 왜곡해 가면서 정치공세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배임죄 폐지와 관련한 찬반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배임죄 폐지 논의를 정기국회 내에 이어가기 위해 법무부를 중심으로 배임죄 관련 판례를 분석하고 당정협의를 통해 입법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