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한 후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5 아시아 태평야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일 막을 내리며, 이재명 대통령의 ‘맞춤형 선물 외교’가 주목받았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등 각국 정상의 취향과 상징성을 반영한 선물을 준비했다.

먼저 가장 화제가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천마총 금관 모형’과 ‘무궁화 대훈장’이다. 천마총 금관 모형 선물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특별하다”, “훌륭하다”며 즉석에서 전용기에 싣도록 지시했다. 무궁화 대훈장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켰다. 일각에서는 무궁화 대훈장이 노벨평화상을 놓친 트럼프 대통령을 위로하기 위한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궁화 대훈장을 받고 “당장 걸고 싶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소노캄 호텔에서 국빈만찬 전 가진 친교 시간에 한중 정상이 서로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는 본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과 조각 받침대, 나전칠기 자개쟁반을 선물했다. 두 정상이 모두 바둑 애호가인 점을 고려한 맞춤형 선물이다. 또 경주의 명물 ‘황남빵’ 선물도 호응을 얻었다. 시 주석 도착 시점에 맞춰 이 대통령은 “경주의 맛을 즐기시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황남빵을 전달했다. 시 주석은 다음날 “황남빵이 맛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 대표단에 황남빵 200상자를 추가로 보내고, 다른 모든 APEC 회원국 대표단에도 선물하도록 지시했다.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에게는 나전칠기 장식의 일렉트릭 기타를 선물했다. 윙 총리는 기타 연주를 즐기는 음악 애호가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유학 시절에는 길거리 버스킹을 한 경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현대적인 일렉트릭 기타에 한국의 전통 나전칠기 제작 기법의 장식을 더해 한국 문화의 특색을 보여주는 맞춤형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는 한국 김과 화장품 세트를 준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직후 “한국 김과 화장품을 좋아한다”고 언급한 점을 반영한 것으로, 양국 관계 개선의 상징적 메시지를 담았다.

2025 APEC 정상회의에서 회의만큼이나 각국 정상에 선물한 선물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