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鄭 대표 연임용’ 의구심 확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당원 주권 시대를 열겠다며 추진하는 이른 바 ‘1인1표제’ 당헌·당규 개정을 놓고 내부 잡음이 상당하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졸속 처리’라며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가 하면, 친명(친이재명)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까지 제동을 걸면서 이른바 ‘명청(이재명·정청래)갈등’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향후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기존 20대 1 미만에서 1대 1로 바꾸는 당헌·당규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24일 당무위원회와 28일 중앙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이를 매듭짓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내부 반발이 잇따른다. 충분한 당원과 당내 의견 수렴 없이 추진한 ‘속도전’ 탓이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17일 1인1표제 개정을 공식화하고 전 당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정 대표는 ‘1인 1표제’ 관련 안건에 86.8%가 찬성하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평가하며 지난 21일 최고위에서 당원·당규 개정을 추진키로 의결했다. 하지만 투표율 16.81%에 불과한 당시 조사를 두고 소수 당원의 의사만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압도적 찬성이라며 개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압도적 찬성이라는 지도부의 자화자찬이 낯 뜨겁다”고 비판했다.

최고위원회의 처리 과정도 논란을 키웠다. 최고위에서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강행 처리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에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SNS에 회의록까지 공개하면서 “일부 당 지도부의 의견만으로 추진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7대 2로 의결됐다”며 반박해야만 했다.

이번 개정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것은 정 대표가 연임을 노리고 1인1표제를 추진한다는 의혹 때문이다. 대의원제가 사실상 무력화되면 정 대표의 핵심 지지층인 강성 권리당원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커지는 구조가 되고 정 대표의 연임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친명 강득구 의원은 SNS에서 “당원주권 실현만큼이나 중요한 가치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등 우리 모두의 꿈이었던 전국정당의 완성”이라며 “당헌·당규 개정과 관련해 민주당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충분한 정당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