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편성되는 추가경정예산 규모가 '12조 원 이상'으로 가닥이 잡혔다. 현재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한다면 하반기 '한국판 재정절벽(Fiscal Cliff)'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석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경제정책 방향' 발표 다음 날인 29일 각각 청와대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 차관은 "경기둔화와 균형재정 목표 등으로 올해 12조 원의 세입 부족이 예상된다"며 "추경 규모는 12조 원 플러스 알파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경제성장률 하락에 따른 세수 감소분(6조 원)과 ▷산업은행·기업은행 매각 차질에 따른 세외 수입 감소(6조 원) 등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말 올해 성장률을 3.0%로 높게 잡은 탓에 1조5000억 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등에서도 4조5000억 원의 세입이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산은 지분(2조6000억 원)의 경우 매각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데다 기은(5조1000억 원) 지분도 15%만 매각한다는 계획이어서 당초 예상됐던 7조7000억 원의 세외수입 중 6조 원의 감소가 예상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 차관은 "이 같은 상황을 방치하면 하반기 재정여력 부족과 맞물려 '재정절벽'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수석도 "미국 경제가 현재 겪고 있는 '강제 세출 감축'과 같은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추경과 같은) 정상화 조치가 없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 위축 현상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조 원 이상인 추경 재원은 적자국채 발행으로 마련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차관은 "세계잉여금 사정이 녹록지 않아 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추경 규모는 국회와 협의를 거친 뒤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