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이용률 8.9% 상승 추세
- 활주로 확장공사 무용지물
- 국제선 수요 분산 필요 제기

국내에서 국제여객·화물 운송을 사실상 독점하는 인천국제공항의 하늘길(공역) 처리 용량이 2년 뒤에는 포화가 되는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수도권의 하늘길이 안보상 이유로 제한돼, 인천공항의 활주로를 계속 늘려도 하늘길을 더는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대로 동남권 신공항을 추진해 국제선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인천공항은 인근의 김포공항 및 성남공항과 동일공역(시간당 119대 처리)을 사용한다. 서울의 접근관제 공역은 안보를 위해 군사용으로 할당된 30대(성남공항), 김포공항의 52대를 제외하면 인천공항의 시간당 최대 처리용량은 67대로 제한된다. 인천공항은 현재 시간당 공역 이용 대수가 63대다. 이용증가율이 연 8.9%라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시간당 65대, 2015년에는 67대가 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2009년 7월, 시간당 90대가 되면 2021년 인천공항의 활주로가 포화된다고 봤고 정부는 이를 근거로 인천공항을 확장 중이다. 공역 제한을 꼼꼼히 들여다 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2008년 10월 인천공항 2단계 확장 완공 당시, 시간당 46대였던 인천공항의 '서쪽 공역'(바다쪽 하늘길)을 더 늘릴 수 없게 되자 공군과 20여 차례의 협상 끝에 '동쪽 공역'(육지쪽 하늘길)을 시간당 17대로 개방했다.

앞서 정부는 2001년 3월, 시간당 42대였던 인천공항의 처리 용량을 2006년에는 46대로, 2008년 6월에는 56대로 늘렸다. 하지만 인천공항을 기준으로 서울방향인 '동쪽 공역'은 비무장지대의 남방한계선과 15~16㎞에 불과한 데다 김포공항의 서쪽 항로와 근접해 안전도가 떨어진다. 비행기는 가능하면 이·착륙 때 육지를 향하지 않는다. 이·착륙 사고 때 추락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김 의원은 "2008년에 휴전선 인근 비행금지구역을 축소하면서 비행기가 운항되고 있다. 인천공항의 용량을 더 넓히려면 비행금지구역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며 "군사적 위험을 감수할 것이 아니라 영남지역에 신공항을 추진해 수도권 공항의 여유 용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은 오는 2017년까지 4조9303억 원을 투입해 3단계 확장공사를 추진하고 있지만, 결국 공역 제한으로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