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수산대학의 유치 후보지로 최종 선정됐다. 향후 유치활동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세계수산대학은 이르면 2018년 9월 부경대 대연캠퍼스 내에 국제기구 겸 국제대학원대학으로 설립된다.

해양수산부는 세계수산대학의 국내 유치 희망도시 입지 선정을 위한 광역자치단체 공모에서 충남(한서대 태안캠퍼스 부지), 제주(옛 탐라대 부지)와의 경쟁 끝에 부산이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부산시와 부경대는 심사위원들에게 ▷유치 적극성 ▷재정·행정적 지원 역량 ▷교육과 국제협력 역량 ▷접근성 등 모든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세계수산대학이 설립되면 정부와 시는 운영비로 10년간 해마다 70억 원(정부와 부산시 절반씩 부담)을 지원하고 부경대는 학교 부지(6000㎡) 제공을, 시는 건설비 100억 원을 투자한다.

시는 이번 공모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대학발전기금 50억 원 조성도 약속했다. 해수부와 시는 세계수산대학의 안정적인 설립과 운영을 위해 다음 달 초 ▷지자체 분담금 지원 ▷부지제공 ▷행정지원 방안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합동으로 세계수산대학 유치 확정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해수부와 시, 부경대는 FAO 세계수산대학 유치단을 조만간 발족한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세계수산대학 유치는 우리나라가 1965년 FAO로부터 받았던 수산기술 원조를 50년 만에 국제사회에 되돌려 주는 것"이라며 "이 대학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협력 프로젝트 등을 폭넓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경대 인프라에다 부산에 소재한 양식 등 연구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생물 분야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수산자원 실무관리를 책임지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사회과학 부문을 지원할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의 협업이 이뤄지면 세계수산대학 유치 효과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이 '대한민국 수산 1번지'를 넘어 명실상부한 세계적 수산리더 양성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FAO 수산위원회 부의장인 부경대 이상고(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는 "부경대는 70년간 축적된 수산연구 교육 역사 기반시설 지식을 갖고 있다. 이런 자산을 개도국에 전수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와 시는 오는 5월 FAO 재정위원회, 프로그램위원회, 10월 헌장·법률위원회를 거쳐 내년 7월 총회에서 세계수산대학 설립 안건 채택 및 최종 승인을 목표로 뛸 예정이다. 세계수산대학은 개도국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양식학부, 수산해양학부, 사회과학학부 등 3개 학부에서 매년 100명(석사 90명, 박사 10명)을 교육시킬 예정이다. 모든 강의는 영어로 이뤄지고 교수 대우는 하버드대 수준이라고 해수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옥재 이승륜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