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해외파생상품 리스크 탓 위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기존 1.50%에서 역대 최저치인 1.25%로 낮추면서 1000조 원에 가까운 시중 부동 자금의 흐름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동 자금은 투자처를 찾지 못해 시중에 떠도는 대기성 자금으로 볼 수 있다. 현금을 비롯해 현금으로 언제든 바꿀 수 있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단기채권형펀드 등 통상 1년 미만의 수신성 자금을 일컫는다.
20일 한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 상품에 맡겨진 돈(부동 자금)의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총 989조6795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뜩이나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기록적인 최저 금리까지 겹쳐 1000조 원에 육박하는 부동 자금은 갈 곳을 잃은 모습이다.
은행 예·적금은 수익률이 연 1% 초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력이 더 떨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예·적금의 인기도 가라앉았다.
금이나 원자재도 수익률 측면에서 대안으로 꼽히지만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g당 4만6000원이던 순금(99.99%) 현물가격은 8월에 6만 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5만6000원으로 하락했다.
최근 대규모 손실 사태를 낳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의 영향으로 지수파생상품과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도 위축됐다.
팽창한 시중 자금은 결국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그간 강력한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을 가한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도 갈 곳을 잃은 돈이 주택시장으로 옮겨 간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의 거시적 실효성 점검’ 보고서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한 상태에서 금리 인하는 일부 부동산에 투기를 목적으로 자금이 몰리는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크다”며 “간접적이고 소극적인 통화 정책보다 가계 및 기업에 직접적이고 선별적인 자금을 지원해 소비와 투자를 진작시키는 방안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