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206곳 중 응답자 절반
- 장기불황 탓 긴축경영 꼽아
- 원가절감·인력부문 합리화 등
- 내실 다지는 방식 우선적 고려
- 현경연, 경기 반등 미약 전망
국내 기업 다수가 현재 경기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절반가량은 내년에 ‘긴축경영’ 계획을 세웠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8일 발표한 ‘2020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현재 경기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64.6%가 ‘장기형 불황’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응답 기업의 47.4%는 내년도의 주된 경영계획 기조로 ‘긴축경영’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0∼29일 경총 회원사와 주요 기업 206곳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300인 미만 기업이 162곳으로 78.6%를 차지했다.
장기형 불황이란 경기순환에서 경기가 저점을 찍은 이후에도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지 않고 장기간 저점을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경기 저점을 통과해 회복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는 2.4%에 불과했고 ‘현재가 경기 저점’이라는 응답은 19.9%였다.
절반 가까운 기업이 투자를 축소하고 인력을 조정하는 등 긴축경영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대 경영’을 하겠다는 응답은 18.5%, ‘현상 유지’는 34.1%였다. ‘긴축경영’으로 응답한 기업은 생산규모 축소(3.2%), 자산매각(3.2%) 등 기업활동을 줄이는 방식보다는 전사적 원가절감(29.0%), 인력부문 경영합리화(25.0%) 등 내실을 다지는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총은 “내년도 주된 경영계획 기조가 긴축경영으로 나타난 것은 응답 기업의 약 65%가 최근 경기 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평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투자 계획에 대해 ‘올해보다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39.4%, ‘올해 수준과 비슷하게 투자하겠다’는 응답은 38.6%였다. 투자 확대 응답은 22.0%였다. 또한 ‘내년도에 채용을 늘리겠다’는 응답 기업은 19.3%에 불과했다. 내년 경영환경의 주된 애로 요인으로는 노동정책 부담(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을 꼽은 응답자가 33.4%로 가장 많았다. 내수 부진(29.1%), 대외여건 불확실성(16.8%), 기업규제 강화(10.3%)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은 이날 발표한 ‘경기 바닥론 속 더블딥 상존’ 보고서에서 “향후 경기가 회복된다는 경기 바닥론이 나오고 있지만 하방 리스크가 줄지 않으면 더블딥(재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경연에 따르면 현재 경제상황에서는 경기 반등 조짐이 미약해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7월 99.3에서 9월 99.5로 소폭 올랐지만 10월 들어 99.4로 다시 하락했다. 중국·인도의 성장세 둔화에 수출이 다시 부진해지거나 기업 투자가 늘어나지 못하면 더블딥에 빠질 우려가 크다는 게 현경연 설명이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