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남동생인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를 향해 공개적으로 ‘독단 경영’을 비판했다. 그룹 경영을 놓고 공동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은 2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낸 입장자료에서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상속인들 간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되었다.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들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이어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대표이사를 견제하겠다는 뜻이다.
조 전 부사장은 이어 “선대 회장은 생전에 가족들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등 가족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했다. 또한 선대 회장은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해 나가라는 뜻을 다시 한번 밝히기도 했다”면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4월 8일 선대 회장 작고 이후 유훈에 따라 가족 간에 화합해 한진그룹을 경영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생인 조원태 주식회사 한진칼 대표이사는 물론 다른 가족들과도 공동 경영 방안에 대해 성실히 협의해 왔다. 그럼에도 조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이사 측인 한진그룹은 같은 날 오후 입장문을 내어 “조양호 회장 작고 이후 한진그룹 경영진과 임직원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 및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것이 곧 고 조양호 회장의 간절한 소망이자 유훈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 회사의 경영은 회사법 등 관련 법규와 주주총회, 이사회 등 절차에 의거하여 행사되어야 한다. 최근 그룹이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변화의 기초를 마련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금번 논란으로 회사 경영의 안정을 해치고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맞받았다.
현재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의 지분은 총 28.70%다.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끝나는 조원태 대표이사 입장에서는 내년 주총에서 한진그룹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해 온 사모펀드 KCGI(15.98%)와의 표 대결이 예상되는데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손을 잡을 수도 있어 경영권 변화 가능성도 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