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빈(사진) 회장은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롯데 주력 계열사는 지난해 온라인 유통 업체의 급속한 성장에 대한 반작용과 반일 감정 고조로 인한 불매 운동 영향으로 영업 부진을 겪었다.
신 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개최된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사장단 회의)에서 “오늘은 듣기 좋은 이야기를 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우리 그룹은 많은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위치를 차지했지만 오늘날도 그런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한 “현재의 경제 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저성장이 뉴 노멀(새 기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기존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는 모두 버리고 새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영 성과에 대한 뼈아픈 성찰을 촉구한 것이라는 게 롯데 설명이다. 이날 회의는 최근 경영 성과가 부진한 탓으로 매우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그룹 주력인 유통 부문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손실이 232억5300만 원이었고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 운영)의 같은 분기 매출은 50~70%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이어 “변화를 위해서는 직원 간 소통이 자유로운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립하고 직원에게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데 아직까지 미흡한 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모든 직원이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 및 열정과 끈기로 도전하는 위닝 컬처(Winning Culture)가 조직 내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 단행된 대규모 임원인사에 대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를 전진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쇼핑의 백화점 부문은 지난 14일 인사에서 본부 인력의 13%를 영업 현장으로 보냈고 롯데쇼핑의 다른 부문인 마트, 슈퍼 등에도 영업점 재배치 인사를 할 예정이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