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사업 예산 집행 차질우려
- BTL로 지은 국립해양박물관
- 민간시행자에 매년 62억 지급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 공공기관 중 일부가 청사 건립 과정에서 든 비용에 발목이 잡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 등 사업비로 활용돼야 할 예산이 대출이자를 갚거나 세금으로 나가면서 공공기관의 역할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부산 이전 공공기관(이공계 유일)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따르면 KIOST는 2015년 부산 영도구 혁신도시 내 4만8000평 부지에 부산 본원을 건립했으며 2017년 12월 15일 안산에서 부산으로 인력과 장비의 이전을 완료했다. 부산 본원 건립비와 연구장비의 이전 등에 총 2000억 원이 들었는데 이 가운데 정부가 800억 원을 보전해 주면서 실제 비용은 1200억 원으로 줄었다. 문제는 이 비용을 대출로 처리하고 안산 본원(상록구 사동)을 매각한 대금으로 갚으려 했으나 안산 본원 매각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에 머무르면서 해마다 대출이자 20억 원, 안산시에 내는 세금 10억 원 등 총 30억 원에 달하는 비용 부담을 안게 됐다는 것이다.
안산 본원의 매각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시내 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부지 용도가 연구시설과 병원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대형 아파트 등 개발수요가 살아나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KIOST가 안산 본원에 있을 때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라는 이유로 연간 1억 원가량의 세금을 납부했으나 부산 이전 이후 용도에 따른 부지 사용이 이뤄지지 않아 2018년 9억 원, 지난해 10억 원의 세금을 냈다. 2015년 917억 원이었던 부지 감정가가 지난해 1090억 원으로 오른 것도 반영됐다.
매각이 지지부진하자 KIOST 측은 균형발전위원회 안산시 등과 안산 본원 부지의 용도 변경을 논의하는 한편 인사 발령을 통해 안산 본원 매각을 전담할 직원을 배치하기도 했다. KIOST 관계자는 “각종 연구에 활용해야 할 사업비 30억 원이 고스란히 대출이자와 세금으로 빠져나가 직원들이 허탈해 한다”며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성과를 내기 위해 정부와 부산시가 이전 공공기관의 어려움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으로 2012년 7월 개관한 국립해양박물관은 민간시행자 해양문화㈜에 2032년까지 매년 62억 원 상당을 지급해야 해 사업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오는 2024년 인천에 들어서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총사업비 1081억 원 전액을 국비로 지원받는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인천해양박물관을 전액 국비로 건립할 정도로 해양박물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만큼 국립해양박물관에 대한 지원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강현 국립해양박물관장은 “정부가 인천해양박물관처럼 전액은 아니더라도 균형 발전 차원에서 국립해양박물관에 사업비를 지원하면 그만큼 더 나은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립해양박물관을 국립중앙해양박물관으로 지정받아 사업비 지원을 받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