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간의 ‘남매의 난’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여태까지 관망하던 남매의 모친인 이명희 정석그룹 고문과 남매의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회장을 공개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을 향해 날을 세울 때에도 ‘침묵’으로 일관했었다.
이 고문은 현재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5.31%, 조 전무는 6.47%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6.52%)은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퇴조 전 부사장 측의 퇴진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캐스팅 보트는 국민연금 등이 쥐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진 총수 일가의 지분은 28.94%로, 조 전 부사장(6.49%)이 이탈하면서 조 회장 측 지분은 이 고문과 조 전무까지 합치면 22.45%다. 우호지분인 델타항공(10.00%)과, 역히 조 회장의 우군인 카카오(1.0%)의 지분을 더하면 조 회장의 총 우호지분은 33.45%가 된다.
반면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와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계열사 등 특별관계자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총 32.06%다. 이 가운데 반도건설의 의결권 유효 지분(8.20%)을 고려하면 이들의 총지분율은 31.98%가 된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4일 한진그룹을 통해 “우리는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입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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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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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달 말 반도건설 및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손을 잡았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달 31일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명의의 3자 공동 입장문을 통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공동 입장문에서 “전문경영인 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재무구조의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며 “다가오는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연임을 막겠다는 뜻이다.
그레이스홀딩스는 이날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한영개발·반도개발과 한진칼 주식에 대한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현행법상 일명 ‘5% 룰’에 의해 합의 또는 계약으로 지분을 공동 취득·처분하거나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하면 합산 보유비율이 발생주식 등이 주식 총수의 5% 이상이면 공시해야 한다.
오는 3월 한진칼 주총에서는 한진칼 지분 4.11%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지난해 3월 3.61%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던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현 지분율 등이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