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향한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3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은 KCGI와 한진그룹 노조 간 여론전으로 17일 후끈 달아올랐다.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 노조는 조 전 부사장을 비판하며 조 회장 지지를 선언했고 KCGI는 조원태 석태수 대표이사와의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KCGI는 17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한진그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항공, 물류 전문사로 성장할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환경경영(Environmental Responsibility), 사회책임경영(Social Responsibility), 기업지배구조(Governance)를 평가하는 ESG 등급 평가의 지배구조 등급 부문에서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5년 연속 C등급에 그치는 등 낙후된 지배구조로 인해 시장에서 회사의 실제 가치에 대한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한진칼의 경영진은 과도한 부채비율 축소와 관련하여 실효성 있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대한항공의 2019년 말 잠정 실적 기준 부채비율은 868%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KCGI는 이어 “이에 지난 1월 31일 한진칼의 주요 주주인 KCGI, 조현아 및 반도건설은 한진그룹이 처한 심각한 경영상의 위기상황은 현재의 경영진에 의하여는 개선될 수 없고 전문경영인 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하여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 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 이하 주주 연합)을 결성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KCGI는 “한진그룹의 현 위기상황에 대한 동료 주주, 임직원, 고객 의견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2월 중으로 한진칼의 조원태, 석태수 대표이사와의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KCGI는 오는 20일까지 한진그룹 경영진의 답변을 요구했다.
토론이 성사된다면 KCGI 강성부 대표, 신민석 부대표가 나설 예정이다.
앞서 한진그룹 노동조합 3곳은 17일 오전 공동 입장을 내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을 비판했다. 대한항공 노조와 ㈜한진 노조, 한국공항 노조는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조현아 전 왕산레저개발 대표는 한진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모는 복수심과 탐욕을 버리고 자중하라”며 “안하무인의 위세로 노동자를 핍박했고 그 결과 한진그룹은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는데 이제 와서 또 무슨 염치로 그룹을 탐내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투기 펀드에 몰려든 돈을 불려 가진 자의 배를 불리고자 혈안이 된 KCGI의 한진그룹 공중 분할 계획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그들의 안중엔 노동자의 삶이 눈곱만큼도 없다”고 덧붙였다.
반도건설을 향해서도 “반도건설은 상도덕을 지키고 본업에 충실하길 바란다. 한진그룹 소속 노조는 연대해 소위 ‘조현아 3자 연합’이 가진 자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벌이는 해괴한 망동이 한진 노동자의 고혈을 빨고 고통을 쥐어짜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