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 대법 “예보 지분 60% 인정”
- 6년 간 소유권 법정분쟁 마무리
- 현지 시행사 개발사업 정상화로
- 6800억 원 채권 회수 탄력
- 정부·정치권 협력 반전 끌어내
부산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가 6800억 원의 채권이 묶인 캄보디아 ‘캄코시티’ 주식반환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2014년부터 이어진 재판은 9차례의 파기·항소·상고를 거듭하며 마침내 예보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현지에서 줄곧 예보에 불리하던 재판은 원고인 월드시티 이상호 전 대표의 국내 송환과 정부·정치권의 전방위 협력, 캄보디아 훈센 총리의 방한 등이 보태져 반전을 만들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의 원고인 월드시티 이 전 대표는 2000년대 중반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2369억 원을 불법 대출받아 캄보디아에 캄코시티 건립 사업을 추진했다. 공사는 부산저축은행이 파산하면서 중단됐고, 부산저축은행의 캄코시티 지분 60%는 예보가 넘겨받았다. 예보는 이 지분을 매각해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예보의 지분 60%를 반환하라고 소송하며 회수 작업이 중지됐다. 이번 판결은 이 전 대표의 반환 소송이 부당하고, 이 지분은 예보가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은행이 투입한 원금 2369억 원은 이자를 합쳐 약 6800억 원으로 불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의 채권 회수 작업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예보는 주주임에도 막혔던 의결권 행사를 위한 재판을 시작하고, 캄보디아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 정상화를 위한 실사 작업 등에 들어갈 예정이다. 예보 관계자는 “법적 리스크가 사라져서 정상화 작업에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정치권 등 각계의 전방위 노력이 빛을 발했다. 사업 정상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시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승소에는 정부와 정치권의 ‘물밑 작업’이 큰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지난해 6월 캄보디아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사안을 알렸다. 지난해 9월 민주당 소속 부산 국회의원들과 당정협의를 열고, 국무조정실 외교부 금융위 검찰 등이 정부 대표단을 만들어 캄보디아 정부와의 협의 채널도 구성한 바 있다. 지난 4일 캄보디아 훈센 총리의 방한 때도 캄코시티 사안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의원은 “3만8000명의 피해자 구제에 가장 핵심적인 재판이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이라도 올바른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며 “사업 정상화가 빠른 시일 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