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발생한 최근 40일 동안 국내 1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 종목의 주가가 평균 14.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주식 재산만 2조 7000억 원 넘게 줄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40일 후 국내 10대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분석’에서 이 결과가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조사 대상 주식 종목은 국내 1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33개 상장사 주식(우선주 포함)이다. 주가 증감 비교 시점은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과 지난달 28일이다.

이건희 회장의 지난 1월 20일 당시 주식평가액은 19조2607억 원이었는데 확진자가 발생하자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생명 주가가 20.7% 떨어지며 지난달 28일에는 16조 5417억 원으로 감소했다. 40일 동안 이 회장의 주식재산이 2조7190억 원(14%) 사라져 버린 것이다. 같은 기간 최태원 SK 회장은 3조1225억 원에서 2조4929억 원으로 6296억 원(20.2%↓),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3조 8544억 원에서 3조 4196억 원으로 4346억 원(11.3%↓) 줄었다.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신동빈 롯데 회장의 주식재산 하락폭이 가장 컸다. 8736억 원이던 주식평가액이 6511억 원으로 25.5%(2224억 원↓) 줄었다.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지주(23%↓) 역시 20% 이상 주가가 하락한 것이 결정타였다.

10대 그룹 가운데 롯데쇼핑(-29.2%)과 신세계(-23.6%)가 20% 넘게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가장 큰 융단폭격을 맞았다는 뜻이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1조1665억 원이던 지분가치가 9568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번 조사 대상자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만 주식재산이 60% 이상 불어났다. 조 회장의 지난 1월 20일 주식재산은 1617억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28일에는 2596억 원으로 978억 원 증가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