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와 국제유가 급락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장을 연출하면서 금융당국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 완화’와 ‘거래금지 기간 확대’를 골자로 한 공매도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기대했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대책이 사후처방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0일 국내 증시 마감 직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강화안’을 내고 3개월(10일~오는 6월 9일) 동안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완화하고 과열종목의 공매도 금지기간을 현행 1거래일에서 10거래일(2주)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공매도 과열종목은 장 종료 후 거래소가 공표하고 해당되는 종목은 10거래일(2주) 동안 공매도가 금지된다. 과열종목은 당일 주가가 5% 이상 하락한 코스피 종목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직전 40거래일간 공매도 거래대금 평균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면 지정된다. 기존에 공매도 거래대금이 6배 증가하면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것과 비교하면 규제를 강화한 편이다. 코스닥은 기준을 현재 5배에서 2배로 낮춘다.
이번 조치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건수는 현행 기준 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6거래일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건수는 30건이다. 이번 조치는 2017년 도입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조치지만 이보다 강력한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국내 증시는 물론 글로벌 증시에 공포감이 드리우고 있다. 전날(현지시간)미국 뉴욕증시가 9일(현지시간) 개장하자마자 다우지수가 7% 급락하면서 1979년 이후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국내 증시의 공매도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코스피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1월 3964억 원, 지난달 5091억 원에서 지난 2~9일 6428억 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지난 1월 1438억 원, 지난달 1554억 원, 지난 2~9일 1628억 원어치가 거래됐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공매도 지정종목 완화제도는 이미 공매도가 급증해 주가변동이 일어난 종목에 취하는 조치다. 공매도 자체를 한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성명서를 내고 “국내 주식시장 안정과 보호를 위해 과열종목 강화 수준이 아닌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국내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두 차례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된 바 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