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 직원 집에서 고객상담
- 카드·보험사 교대근무·유급휴가
- 주총 생중계·전자투표 속속 도입

‘코로나19’ 여파에 금융권도 본격적인 거리두기에 나섰다. 보안이 중요한 업계 특성에도 재택 근무를 늘리고, 인력 분산배치와 순환 근무 등을 실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서울 구로콜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고객 응대 콜센터 업무가 많은 금융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국과 업계는 코로나19 감염 예방 회의를 열고 좌석 띄어앉기, 재택·유연근무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주주총회를 앞둔 상장사 중 비대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신한은행 고객상담센터의 파티션 공사 전(왼쪽)과 후. 신한은행 제공

■콜센터 좌석 띄어 앉고 칸막이 높이고… 신한 재택근무도

신한은행은 코로나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은행권 최초로 고객상담센터 재택근무 시행에 돌입한다. 그간 비상상황시에도 정상 응대가 가능하도록 고객상담센터를 서울과 인천으로 분산 운영하고 있었으나, 밀집사업장에 대한 감염 우려가 커지자 직원 150명에 대해 재택근무를 결정한 것이다.

재택근무 대상은 448명의 영업일(오전 9시~오후 6시) 근무 직원으로 150명씩 순차적으로 실시한다. 업무용 노트북 상담시스템과 인터넷 전화를 설치해 사무실과 동일한 환경에서 근무하도록 하며, 개인정보 조회가 필요한 업무는 사무실에서 근무 중인 직원이 이어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 사무실 좌석 간격을 넓히고 사이에 설치된 파티션 높이를 기존 60㎝에서 97㎝로 높인다.

카드·보험사도 띄어 앉기를 잇따라 도입했다. 삼성카드는 콜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교대근무를 실시한다. 전체 직원의 3분의 2만 근무하도록 하고, 좌석을 교차로 배치해 직원 간 거리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또 교대근무로 전화상담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고객에게 안내하고, 홈페이지와 앱 등을 이용하도록 권고한다. 한화생명, 현대해상도 3분의 2만 출근해 띄어앉기를 실시하고, 쉬는 직원에 대해서는 유급휴가를 줘 금전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당국과 금융협회는 이와 관련해 ▷사업장 내 밀집도 절반으로 낮추기 ▷콜센터시설 방역 실시 ▷국민의 이해를 당부하는 ARS안내 시행 등의 지침을 마련하고 대응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대응기간 동안 시급하지 않은 상담과 민원 전화 자제 캠페인도 동시에 전개한다.

■주주총회도 온라인으로

주주총회를 앞둔 기업들의 전자투표 도입도 예년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권 강화를 위해 마련됐지만, 최근 코로나로 대면 행사를 줄이면서 대안으로 떠올랐다.

SK텔레콤은 오는 26일 서울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리는 주주총회를 동영상 생중계 한다. 온라인으로 받은 주주 질문을 경영진이 현장에서 답변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주주들은 주총 이틀 전인 24일까지 온라인 동영상 생중계를 신청할 수 있고, 질문을 미리 전달할 수 있다. 전자투표는 25일까지 가능하다.

현대건설, KT도 올해부터 각각 19일, 30일 열리는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주총을 앞두고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들에게 “주주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가능하시면 전자투표를 통해 주주권 행사를 부탁드린다”고 전자투표를 권고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지난 15일~오는 21일) 전자투표·위임장 이용회사는 카카오, 신세계, 신한금융지주회사 등 477곳이다. 이들 상장사는 한국예탁결제원 전자투표시스템을 통해 전자투표와 위임장을 이용한다. 카카오, 신세계, 한화, 현대백화점 등이 15일부터 시작했으며 17일 한국전력공사, 아시아나항공, 셀트리온 등이 이용을 개시한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