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등 해외 인터넷 사업자들이 전체 디지털 성범죄물의 30%를 삭제하는데 그쳐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제출받아 2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2월까지 방심위가 심의한 디지털 성 범죄물은 8만5818건에 달했다.
하지만 트위터, 구글(드라이브),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 해외 플랫폼이 방심위의 ‘자율규제 요청’에 따라 자체적으로 삭제한 디지털 성 범죄물은 2만7159건으로 총 심의건수의 32%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방심위가 나머지 5만8659건(68%)에 대해서 접속 차단 조치를 진행했지만 보안 프로토콜(https)과 우회 프로그램으로 인해 조치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누구나 손쉽게 디지털 성 범죄물에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해외 플랫폼에서 디지털 성 범죄물의 유통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6년 8186건, 2017년 1만257건, 2018년 2만5326건, 2019년 3만6005건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며 올해는 2월까지 6044건으로 이 추세라면 3만6000건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성 범죄물을 차단하는 가장 실효적인 방안은 인터넷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삭제 조치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 인터넷 사업자는 표현의 자유 등을 이유로 자신의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성 범죄물 삭제에 소극적이다. 반면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은 방심위가 판단하면 즉각적으로 조치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인터넷 사업자에게 불법 촬영물에 대한 예방, 방지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며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플랫폼이 해외 사업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국내법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역외 규정을 신설하고 국내 대리인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박 의원은 최근 ‘N번방 사건’과 같은 디지털 성착취물 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하기 위해 불법 촬영물 촬영자·유포자에 대한 처벌 대폭 강화, 불법 촬영물 소지죄 신설, 불법 촬영물 유포 협박 등을 성범죄로 강력 처벌, 플랫폼 업체에게 불법 촬영물 유통방지 책임 강화, 범죄자와 플랫폼 업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을 골자로 한 ‘디지털 성범죄 처벌법’ 추진을 발표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