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노조 경영’도 포기 선언해
- 삼성 준법감시위 권고 수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 삼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 |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
이 부회장은 6일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서 진행된 ‘입장 발표’에서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며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 많은 질책을 받아 왔다. 이제는 이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이 자녀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이 약속을 지킨다면 삼성은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경영권 세습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이 부회장은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노사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은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사과한 이후 5년 만이다. 삼성 총수가 대국민 사과를 한 것도 1966년 이병철 창업주가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이건희 회장이 2008년 차명계좌 의혹으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이후 네 번째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의 이번 입장 발표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 권고에 따른 것이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 1부(정준영 부장판사)가 지난해 10월 내부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하라는 주문에 따라 지난 2월에 설치된 삼성그룹 내 감시기구다.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감시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이다.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