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재벌 총수들이 ‘분주한 6월 말’을 맞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는 26일 자신의 경영권 승계 의혹을 1차적인 사법적 판단을 마무리하는 검찰의 수사심의위원회를 앞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요즘 삼성·LG·SK와 ‘배터리 동맹맺기’ 행보로 바쁘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국내 어느 배터리 업체와 손을 잡아야 할지 등을 결정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최태원 SK 회장은 23일 그룹 내 최대 간부회의에서 ‘SK만의 성장 스토리’를 각 계열사 대표에게 주문했고 신동빈 롯데 회장은 24일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준비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오는 29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23일 자신의 쉰 두 번째 양력 생일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잇따라 진행 중인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CE부문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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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제품 개발,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은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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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경영환경이 우리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자칫하면 도태된다. 흔들리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자. 우리가 먼저 미래에 도착하자”고 말했다고 삼성전자가 이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잇단 행보에서 ‘위기’ ‘과감한 도전’ ‘흔들리지 말자’라는 키워드로 발언을 이어간다.
정의석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미래 전기차 구상에 바쁘다. 지난달 13일 충남 천안의 삼성 SDI 사업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향후 전기차 협력에 대해 논의했으며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을 청취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간 전자가 움직이는 공간이 액체가 아니라 고체로 이뤄진 대용량을 구현할 수 있는 미래형 배터리다.
정 부회장은 지난 22일에는 LG화학의 충북 오창공장의 배터리 공장에서 LG 구광모 회장과 오찬 회동을 했다. 정 부회장은 LG화학의 장수명(Long-Life)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청취했다. 정 부회장은 조만간 최태원 SK 회장과도 만나 전기차 배터리(SK이노베이션) 현황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최태원 SK 회장은 23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그룹 내 최고 간부 회의인 ‘2020 확대경영회의’를 주재했다. 최 회장은 “각 사 CEO는 이 같은 기업가치 구성 요소를 활용해 시장, 투자자, 고객과 소통하고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동안 우리의 성장을 가로막아 왔던 구조적 한계를 어쩔 수 없는 ‘주어진 환경’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딥 체인지(Deep Change, 근본적 혁신)도 가능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CEO들은 이 구조적 장애물을 해결하기 위한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준비하고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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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23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개최된 ‘2020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관한 발표를 경청했다. S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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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의 패널 토론에서 SK이노베이션이 중심이 된 에너지·화학 분야에서는 전통적 에너지 산업으로는 기업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데 인식을 함께 하고 친환경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자는데 동의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가 중심이 된 정보·통신 분야 토론에서는 인공지능(AI)와 디지털 변환(D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에 대한 ‘테크 리더십’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오는 29일 그룹 총수가 된 지 만 2년이 된다. 구 회장은 그동안 수익이 낮은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관습을 깨려고 했다. 구 회장은 스스로를 (주)LG 대표로 부르고 회장 취임식도 열지 않았다. 올해 시무식도 동영상으로 대체했다. 지난 22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세일즈’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한다.
그는 그룹 주력인 배터리(LG화학·옛 락희화학), TV(LG전자·옛 금성사) 부문에서는 경쟁사와 소송이나 여론전에 적극적이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는 과감하게 브랜드를 버리거나 사업장을 국내에서 철수하는 ‘냉철한’ 모습도 보였다. 또한 경북의 구미사업장 TV 생산라인도 대폭 줄이고 인도네시아로 이전하기로 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24일 한일 롯데 그룹의 정점 격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국내에서는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 롯데의 일부 계열사를 지배한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사 격이다.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내부의 지지를 받아 현재 롯데홀딩스 회장으로 있지만 친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부터 계속 공격받고 있다.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인 광윤사 지배주주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번 주총에 여섯 번째 신동빈 이사 해임안을 제출한 상태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