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 논의 당사자인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만남이 이뤄지면서 협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회장과 이 회장은 1차 인수 마감(27일)을 이틀 앞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배석자 없이 만나 1시간 가량 대화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7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서면 협의를 제안했는데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하느냐”며 대면 협상을 촉구한 바 있다.
회동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날 자리에서 이 회장은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단을 촉구하면서 분명한 인수 의지를 밝히면 협상 조건을 완화할 수 있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은 지난해 12월 금호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올 상반기까지 인수를 매듭지을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변수와 함께 계약 당시보다 늘어난 아시아나 항공의 채무 등을 거론하며 원점 재협상을 요구해 왔다. 채권단(산은)과 현산의 좁혀지지 않던 입장차와 기 싸움이 두 사람의 만남으로 일단락되면서 재협상 테이블도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계약 최장 연장 시한은 오는 12월 27일이다.
재협상이 시작되면 현산은 2조 5000억 원 규모의 인수대금을 깎아야 한다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현산이 코로나19 이후 하락한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가격, 아시아나항공의 대출 상환 등 계약 당시와 달라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코로나19로 항공업계의 충격이 큰 상황인 만큼 현산이 인수만 결정하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인수 성공만을 위해 인수가를 낮추는 것은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