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끝내 결론내지 못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 회의가 열릴 때까지 거래가 중단돼 꼼짝없이 자산이 묶이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6일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고 5시간 넘게 논의를 진행했으나 회의 속개 결정을 공시했다고 9일 밝혔다.
코스닥 시총 2위까지 올랐으나 임상 중단 권고로 급락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퇴출 위기까지 내몰린 신라젠의 운명이 기약없이 미뤄진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로선 일정에 대해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거래소 규정상 속개 시점을 공지할 의무가 없어 회의는 언제 다시 열릴지 알 수 없다. 다만, 신라젠 주주총회가 다음 달 7일로 예정돼 있어 기심위가 이를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거래소의 회의 속개 결정에 주주들은 허탈한 표정이다.
한 개인 주주는 “지난 5월 6일 거래가 정지된 이후 3개월 동안 재개만을 기다려왔는데 결정 연기라니 당황스럽다”며 “상장 전 경영진의 잘못으로 상장 폐지를 논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책임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라젠 주주들은 거래소와 금융위를 상대로 한 형사고소도 검토 중이다.
2016년 상장한 바이오 기업 신라젠은 간암 치료제 ‘펙사벡’ 개발로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임상 중단 권고가 나와 주가가 급락했고, 일부 임직원이 이를 미리 알고 주식을 처분했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4일 거래소는 신라젠에 대해 주권 매매거래 정지 조처를 내렸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도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됐으나, 문은상 대표는 상장 전인 2014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지난 2017년 주가가 15만2300원까지 갔던 신라젠의 현재가는 1만2100원이다. 소액주주는 16만8778명이며, 주식 보유 비율은 87.7%에 달한다. 특히 신라젠은 부산에서 시작된 기업인 탓에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투자자 비중은 15% 가량으로 다른 기업에 비해 높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