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증가하는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36조5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7조6000억 원 증가했다.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액이다.
주로 신용대출인 가계 기타대출(잔액 245조6000억원)이 3조7000억 원 불었다. 지난 6월 증가액(3조1000억원)보다 6000억 원이나 많다. 이달 들어서도 5대 주요 은행에서만 2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신용대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은은 6·17 대책 직전 활발했던 아파트 거래의 매매대금, 지난달 늘어난 수도권 아파트 분양 계약금, 최근 전셋값 상승에 따른 자금 수요 등이 신용대출 증가의 배경으로 분석했다.
신용대출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영끌’의 수단 중 하나로 꼽힌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40%까지 내리는 등 수차례 이어진 정부의 부동산 대책 속에서 주택 매매·전세 수요자들은 주택담보대출만으로는 모자란 자금을 신용대출로 충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신용대출을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19 경기상황을 고려해 당장은 신용대출을 억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대출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내부에서는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감독원이 신용대출 규정을 잘 지키는지 조사한다거나 신용대출을 내줄 때 자금 용도를 더 구체적으로 받아내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실제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가계대출 증가 폭 확대를 언급하면서 금융사의 대출 규제 준수 여부 점검을 강화하고 위반 사례를 엄중히 조치할 것을 주문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