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항 6척 투입… 업계와 갈등
- 예선조합, 공문 보내 철수 요청
- 공단은 “협의 계획” 답변만 내놔
해양오염방제 등을 위해 설립된 해양환경공단이 민간의 수익사업인 항만예선사업에 몰두하면서 민간 업체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민간 업체들은 항만 물동량이 줄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기관인 해양환경공단과 경쟁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항만예인선을 철수하고 공공기관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예인선(예선)은 선박을 정박시키기 위해 부두로 밀거나 출항 시 부두에서 떨어뜨릴 때 사용하는 선박으로 작지만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
20일 한국예선업협동조합 부산지부(이하 예선조합 부산지부)에 따르면 해양환경공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6척의 항만예인선을 부산항에 투입하면서 조합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부산 외에도 울산·마산·군산 4척, 평택·제주 3척, 동해 2척, 포항 1척 등 전국에서 총 27척이 운용되고 있다.
반면 대산(충남 서산시) 인천 여수 목포 등은 민간 업체의 거센 반발로 최근 몇 년 사이 모두 철수했다.
정부는 약 20년 전 항만 내 국가 소화·방제능력이 부족하자 당시 방제조합을 해양환경공단으로 출범시켰으며 공단의 항만예인선을 수익사업인 항만예선사업에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에는 민간의 예인선도 방제선화 할 만큼 전반적인 역량이 떨어지던 시기였다. 하지만 소화·방제 기능이 해경 등으로 이관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공단 측은 항만예선이 방제활동에 대응할 수 있는 선형도 아닌 데다 방제 업무를 수행할 능력도 부족하자 민간 업체들이 하는 항만예선사업에 대부분 활용하고 있다.
민간 항만예인선 운영 업체들은 최근 3년간 예인선이 32척에서 47척으로 크게 늘어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올 들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부산항의 물동량이 20%가량 줄면서 해양환경공단의 예선사업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이에 예선조합 부산지부는 지난 4월 24일 공단에 ‘해양환경공단의 항만예선 수익사업 재고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공단은 예선사업에서 철수하고 공공기관 본연의 사업인 해양환경개선 해양환경보전관리 등에 전념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나도록 공단은 제대로 된 답변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해양환경공단 김진배 사업기획팀장은 “공단 부산지사를 통해 관련 정보를 수집한 뒤 예선조합 본사와 협의할 생각인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미팅 날짜 등은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선조합 조해석 부산지부장은 “해양환경공단은 소화·방제 목적의 배들의 활용률이 떨어지자 예선사업에서 수익을 올리는데 급급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이 민간 사업자와 경쟁할 것이 아니라 해양환경보전관리, 해양환경개선, 해양오염방제, 해양지원사업 등 본연의 사업에 전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