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11년 째
- 외국계 금융사 4곳뿐 성적 초라
- 2007년 제정 현행법도 '형식적'
- 세부적인 지원·관리 강화 절실
- 금융특구 조성·특구청 설치 통해
- 세금 감면·근로법 보완 기반 마련
- 24시간 운영 공항·교육시설 등
- 장기적인 정주여건 확충도 시급
아시아 금융허브 홍콩의 앞 날이 안개 속으로 빠져들면서 부산과 서울을 금융중심지로 육성하고 있는 한국도 대응 전략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 싱가포르 등이 ‘포스트 홍콩’을 향해 움직이고 있지만, 부산이 금융특구 지정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면 국제금융기관 유치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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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이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금융특구’ 지정을 통한 규제 완화와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부산 문현동 국제금융단지 일대의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부산을 금융특구로… 규제혁파 시급
미래통합당 박수영 의원(부산남구갑)은 최근 ‘금융중심지 및 금융특구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2007년 제정된 현행법이 최소한의 형식적 조항만으로 구성돼 금융중심지를 실질적으로 육성하는 행정기구 설치나 금융사 종사자 지원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지 11년 째를 맞은 부산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사는 4곳에 그친다.
개정안 발의의 핵심은 ▷금융특구 조성과 특구청 설치 ▷세제혜택 강화 ▷주 52시간 근로 규제 해제로 요약된다. 적극적인 육성에 힘을 싣고 진입을 망설이게 하는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금융특구 조성은 부산이 독자적이고 의욕적으로 금융중심지 활성화에 나설 기반이란 점에서 필요한 과제로 꼽힌다. 금융중심지 정책은 그간 중앙정부의 주도로 이뤄지면서 부산은 서울과의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했고, 적극적인 육성에 나설 환경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이종필 연구원은 “예산을 비롯해 제도적 지원이 거의 없는 실정이고, 정부가 바뀌며 힘이 빠진 것도 사실이다. 부산 입장에서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현행 금융중심지 법은 서울과 부산에 모두 적용되기에 무엇을 추가하기가 부담스럽다. 두 지역의 환경도 다르지 않나. 특구를 조성하고 특구청을 만들어 세부적인 지원 내용을 마련하고 미비한 관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도 이런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박 의원은 “금융중심지 관할 시·도지사가 금융특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조성과 관리를 위한 금융특구청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특구가 조성되면 세금 감면 뿐 아니라 외국금융사 유치를 위한 외국인 민영주택 특별공급, 외국교육기관 설립 등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부산은 북항의 비즈니스와 남항의 어선, 그리고 신항의 물류까지 연결하는 해양금융을 발달시킬 최적의 도시다. 부산에 절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물류와 관광 중심의 해양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해양금융 발전은 부산의 미래를 결정하는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큰 폭의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 혜택도 가능해진다. 싱가포르와 홍콩과 같은 전면적 세제·고용 규제 완화는 현실적으로 곤란하지만, 불리한 점을 최대한 보완해 까다로운 장애물을 없애는 방향이다. 개정안은 현행 5년으로 정해진 소득세·법인세 감면기간을 기한 없이 늘리고, 24시간 운영되는 국제금융시장 특성을 고려해 금융업을 주 52시간 초과 근로가 가능한 특례 대상 사업에 추가하는 항목을 뒷받침한다.
■‘매력적인 부산’으로 바꿔야 금융도시 ‘성공’
인센티브 확대와 장애물 제거가 당장의 과제라면 장기적 전략은 결국 부산을 ‘가고싶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부산에 진출한 금융사 직원들의 만족스러운 정주여건, 인재가 머물 수 있는 좋은 일자리 확보, 교통여건과 문화예술, 교육 인프라 등의 지속적 개선을 통해 기업과 금융사가 자발적으로 자리잡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2014년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 이명호 사장은 홍콩이 보안법 여파로 혼란스러운 사이 금융사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유효할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 사장은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긴 호흡을 갖고 매력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24시간 운영되는 국제공항 확보나 도로·교통여건 개선과 같은 인프라 확충이 선행되고, 경제·사회 생활여건을 꾸준히 발전시켜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며 장기적 접근법을 강조했다.
해양금융 특화에 대한 목소리도 높았다. 집중하려는 성질을 가진 금융업 특성상 지금은 부산이 서울에 비해 불리한 처지에 놓였지만, 해양 실물경제가 발달한 부산의 강점을 살려 금융과 연계한다면 더 가파른 성장을 끌어낼 수 있다는 구상이다.
외딴 섬과 같은 문현금융단지의 단절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꾸준하다. 역시 부산 이전 공공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이정환 사장은 “금융중심지 성공 여부는 문현금융단지를 커뮤니티로 조성하고 주변의 항만, 상권과 상호 소통·융합을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하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문현금융단지와 서면·전포동 상권과의 연결, 자유도매시장 평화도매시장 등 전통시장과의 연계, 그리고 북항재개발사업을 묶는 치밀한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발연 이종필 연구원도 “문현금융단지가 너무 좁고, 지형 자체가 단절돼 있어 한계가 있다. 애초 1단계 금융중심지 제안서를 올릴 때 2단계에선 북항까지 연계하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두 곳을 연계하고 물리적인 단절을 보완할 것을 메워넣으면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국가별 소득세·법인세 비교(2019년 기준) |
국가명 |
법인세 |
소득세 |
부가가치세 |
한국 |
25% |
42% |
10% |
싱가포르 |
17% |
22% |
0% |
홍콩 |
16.5% |
15%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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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간 노동시장 규제 비교 |
국가명 |
주당 노동시간(법정) |
주당 노동시간(최대) |
한국 |
40시간 |
52시간 |
싱가포르 |
44시간 |
72시간 |
홍콩 |
무제한 |
무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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